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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연구진, 토종 미생물을 이용한 축산폐수처리

파란알 2007. 11. 22. 15:31

청국장과 부엽토 등에서 추출한 토종 미생물을 활용하여 하천의 부영양화와 수질오염의 주요원인이 되는 고농도 축산폐수를 깨끗하게 정화시키고 악취까지 제거하는 새로운 폐수처리공법이 개발되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금동화) 환경기술연구단 박완철 박사팀은 환경부 "차세대 핵심환경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3년 동안 11억 5천만 원의 연구비를 투입하여 연구한 결과 청국장균 등 토종 미생물을 이용한 새로운 축산폐수처리공법을 개발하였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특히 축산폐수 중 분해가 어려운 고농도 질소(5,000ppm)를 99%이상 처리할 수 있어 방류수 법정 기준치를 크게 만족시킴은 물론 수질오염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대량 증식된 토종 미생물이 쉽게 용해되지 않도록 특수한 방법으로 고형화시킨 ‘Bio-Clod’(미생물 덩어리)를 축산폐수처리장에 투입하면 미생물이 서서히 용출되어 장기간에 걸쳐 폐수를 정화하게 되어 10년에 한 차례씩 바꿔주면 되기 때문에 경제적이다.

합천군(군수 심의조)이 1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합천군 축산폐수공공처리장에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하루 평균 돼지 25,000마리가 배출하는 150톤의 고농도 축산폐수(BOD 20,000~30,000ppm)를 10ppm 수준으로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수질오염의 주요원인이 되는 고농도 질소(5,000ppm)도 99% 이상 정화하여 법정기준치 60ppm을 훨씬 밑도는 30-40ppm 수준의 정화율을 보였다. 합천군 축산폐수공공처리장은 8월 1일부터 정상 가동 중에 있으며, 오는 10월 16일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에 개발된 처리공법은 토종청국장과 국내 여러 산에서 채취한 부엽토(腐葉土)에서 추출한 미생물(Bacillus spp.)을 적용한 것으로 처리효율이 우수함은 물론 축산폐수 처리과정 중에 발생하는 악취를 방지하여 처리장 주변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축산폐수공공처리장에 적용된 일부 공법들의 경우, 축산폐수처리장에서 축산폐수를 처리하여 하천으로 직접방류하기보다는 분해하기 어려운 난분해성 오염물질, 특히 질소(T-N)가 많이 포함된 처리수를 인근 하수처리장에서 하수와 함께 혼합하여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토종미생물은 청국장의 끈적거리는 효과를 만드는 것처럼 점성물질을 분비하여 오염물 처리 공정에서 폭기조(曝氣槽)내에 미생물군집을 형성하도록 도와 다른 유익한 호기성미생물들의 활성을 조장한다. 또한 토종미생물 그 자체도 오염물을 분해하며, 최종침전조(最終沈澱槽)에서는 슬러지(Sludge)의 침전성을 높여 오염물 정화 효율을 높이게 된다. 이는 인체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진 토종 청국장균이 오염물 정화에도 큰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는 이번에 찾은 토종미생물을 이용하여 하수처리 및 고농도의 음식쓰레기를 처리하는 기술과 관련하여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도 특허를 등록하였으며, 관련 산업계에 기술을 이전하여 기술보급에 나서고 있다.

축산폐수는 생활하수(BOD 200ppm)에 비해 약 100배나 되는 고농도의 폐수로서 하천과 호수의 부영양화를 초래하는 물질을 다량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수질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18만여 가구의 양축농가에서는 1,100만 두의 돼지와 소를 사육하면서 연간 7,000만 톤 정도의 축산분뇨가 발생하고 있는데, 그 대부분은 액비(液肥)나 퇴비(堆肥)로 자원화를 하고 있거나 일부 정화처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축산분뇨 발생량의 3.9%인 연간 270여만 톤의 축산분뇨는 활용처를 찾지 못하고 해양투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바다로 버려지는 축산분뇨는 연간 해양 투기 오염물 990여만 톤의 27%나 점하는 가장 많은 오염물이 되고 있어 그 처리가 매우 시급하다.

많은 양의 축산폐수를 해양투기에 의존하고 있던 합천군은 축산폐수공공처리장의 가동으로 인구 7∼8만 명의 도시에서 1일 배출되는 생활하수 22,0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오염물 처리 능력을 갖게 되는 처리장을 보유하게 되었다. 합천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의 축산농민들이 해양투기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축산폐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환경보전은 물론 우리나라의 축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12년부터 해양보전을 위하여 법으로 해양투기를 금지하게 됨에 따라 해양투기에 의존하고 있던 일부 축산 농가들의 경우 축산폐수 처리문제로 축산업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