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유찬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질병진단센터 수의연구관
최근 국제 곡물가 상승과 경제 위기 때문에 국내 양돈산업은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대외적인 환경과 함께 양돈 현장에서는 질병으로 인한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여 양돈농가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최근 양돈장에서는 특히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Porcine circovirus type 2(PCV2) associated disease, PCVAD)이 이유자돈부터 비육돈에 이르기 까지 발생하여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 수의과학검역원 질병진단센터에서 진단된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의 발생 사례를 분석하고 이 질병의 예방대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 이란?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
은 과거에는 이유후전신소모성증후군(Post-weaning multisystemic wasting syndrome, PMWS)으로 알려졌으나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이란 명칭이 이 질병을 보다 광범위하게 정의하는데에 적합하여 최근에는 이유후전신소모성증후군보다는 이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 질병은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적으로 문제가되고 있는 질병이다. 영국의 경우 이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약 21억 파운드로 추정될 정도로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육성돈에서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 발생 사례
1. 역학상황 및 임상증상
- 경기도 소재 A양돈장에서 60~70일령 육성돈의 절반이 위축을 보이며 폐사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 이 농장은 3주령에 마이코플라스마 백신을 접종했다.
- 2개월령 육성돈 2두가 검사를 위해 의뢰했다.
2. 부검결과
- 2두 모두 심하게 위축되었고 하복부 피하림프절, 서혜림프절, 악하림프절, 폐문림프절 및 장간막림프절이 심하게 종창되어 있었다.
- 폐는 퇴축이 되지 않았고 첨엽과 심엽 전체, 횡격막엽의 일부에 적색 경화소가 관찰되었으며 횡격막엽은 고무정도의 경도를 보였다. 경화소의 절단면에서는 기관지내에 다수의 농양이 들어 있었다.
- 폐 흉막과 심외막에는 유백색의 막편이 부착되어 있었다.
- 신장의 표면에는 흰색의 반점이 다수 흩어져 있었다.
- 간 표면에는 흰색 반점 혹은 줄무늬가 다수 흩어져 있었다.
- 맹장과 결장 점막에는 0.5cm 내외의 융기된 조직결손부가 있었고 이 결손부 표면에는 흰색 혹은 노란색의 막편들이 부착되어 있었다.
3. 병리조직검사결과
- 뇌에서 비화농성 뇌막뇌염이 확인됐다.
- 림프절, 편도, 비장, 회장의 페이어스 패취에서는 심한 림프구 소실과 육아종성 림프선염이 확인됐다.
- 폐의 섬유소성 흉막염, 심한 화농성 기관지-간질성 폐렴이 관찰됐다.
- 심장의 섬유소성 심외막염이 관찰됐다.
- 간의 림프구-조직구성 담관염과 파라티푸스 결절(paratyphoid nodule)이 확인됐다.
- 신장에서 림프구-조직구성 간질성 신장염이 확인됐다.
- 대장에서 섬유소성 괴사성 장염이 관찰됐다.
4. 세균분리검사
- 폐에서 파스튜렐라 멀토시다, 헤모필러스 파라수위스가 분리됐다.
- 간과 비장에서 살모넬라가 분리됐다.
5. 바이러스 검사
- 폐 및 림프절에서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바이러스(PRRSV), 돼지서코바이러스(PCV-2) 가 검출됐다.
6. 검사결과 종합
- 의뢰된 돼지는 돼지 서코바이러스와 돼지생식기 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심한 림프계 장기의 기능저하를 유발하여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파스튜렐라 멀토시다, 헤모필러스 파라수위스, 살모넬라가 복합감염되어 위축 및 폐사를 심하게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 최근 수의과학검역원 질병진단센터에 의뢰된 이유자돈과 비육돈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의 발생 사례를 분석해 보면 위에 언급된 사례와 임상증상, 부검결과, 병리조직검사결과, 세균 및 바이러스 검사 결과가 매우 유사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7. 진단명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 예방대책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은 위의 사례에서 확인되었듯이 여러 가지 바이러스와 세균이 복합감염되어 문제를 일으킨다. 또한 이 질병은 병원체 외에도 여러 가지 스트레스 요인 즉 돈사내에서의 과도한 암모니아 가스와 아황산 가스, 과밀사육, 환기불량, 장거리 수송 및 양돈장 내에서의 이동, 돼지의 합사 및 극심한 일교차 등이 발병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이 질병의 효과적인 예방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실질적인 대처 방안은 적절한 사양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사양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이 질병으로 인해 피해를 막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질병에 의한 피해 감소방안에는 다음과 같다.
사양 환경의 개선
육성돈 및 비육돈을 적정 사육두수로 사육하는 것이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또한 환기 장치의 부착 및 철저한 환기, 돈방 내 먼지와 가스 제거, 돈분 작업 철저, 습도 유지 등 사육조건이 좋으면 질병의 발생률이 매우 낮아진다. 또한 돈분 처리가 적절치 못하여 돈분에서 발생하는 가스가 돈방으로 흘러들어가는 경우 돼지 호흡기의 손상을 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적절한 예방접종
돼지 위축성 비염, 파스튜렐라성 폐렴, 흉막폐렴, 돼지서코바이러스 등 호흡기 질병에 대한 백신접종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백신접종만으로는 호흡기 질병을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으며 호흡기 질병의 발병률 감소, 폐의 병변 감소, 출하일령 단축 등의 효과는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적절한 사양관리와 더블어 수의사의 도움을 받아서 적절한 백신의 종류와 시기를 결정하여 실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확한 진단
질병이 발생했을 때 정확한 진단은 질병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과정이다. 진단을 위해서는 시.도 방역기관인 시험소(연구소), 양돈전문 수의사 등에게 진단을 의뢰하여 시료채취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지역별 질병 발생 상황과 전국적으로 유행되고 있는 질병의 정보도 관심을 가지고 파악하면 양돈장에 대한 방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적절한 치료
최근 소비자들이 안전한 축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며 일부 양돈장에서 무항생제 양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을 감안할 때 가능한한 항생물질의 사용을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항생물질을 치료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질병에 감염된 돼지에서 원인균을 분리한 후 이에 대한 약제선발을 거친 후 투여하는 것이 항생제 내성 발생 방지와 치료비 절감을 위한 방안이 될 것이다
맺 음 말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위해서는 사양환경의 개선, 적절한 예방접종, 정확한 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 중 사양환경의 개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이러한 피해감소 방안을 실천하여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여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사진설명
<사진 1>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에 감염된 비육돈 사례. 피모가 거칠고 심하게 위축되어 등뼈가 드러나 보인다.
<사진 2>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에 감염된 비육돈 사례. 서혜림프절이 심하게 종창된다(화살표).
<사진 3>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에 감염된 비육돈 사례. 폐는 퇴축이 안되어 있고 첨엽, 심엽 전체와 횡격막엽 일부에 자적색 경화소가 관찰된다. 횡격막엽은 고무정도의 경도를 보인다.
<사진 4> 돼지서코바이러스 관련질병에 감염된 비육돈 사례. 결장 점막에 직경 1-4cm의 조직결손부가 있고 결손부 표면에는 노란색 막편이 부착됨. 이는 살모넬라 감염에 의한 병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