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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동물용 항생제 사용과 안전한 축산물 생산

파란알 2009. 2. 9. 07:49


1. 서 언
약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가축을 건강하게 사육시키는 일, 이는 축산농가의 경제적인 면에서나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고품질의 축산물을 제공하는 길과도 연결되는 문제로써 우리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약제 없이는 축산을 못할 정도가 되어 있다. 약의 가치는 필요한 곳에 필요한 양으로 그 효과를 발휘할 때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필요이상으로 약제를 오·남용하여 결과적으로 꼭 필요할 때에 그 약이 효과가 없고 사용할 수 없다면 이보다 더 난감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항생제는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서, 또한 축산에서는 성장촉진의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세계적으로 사람과 동물에 많은 양의 항생제가 사용하게 되었고,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인해 최근 여러 가지 항생제의 내성을 나타내는 다제내성균의 증가를 불러오게 되었다.

축산동물에서의 치료용 및 성장촉진용 항생제 사용이 항생제 내성 인수공통전염병 원인체의 주된 전파원이 되고 있다는 우려는 이미 60년대 후반부터 대두되기 시작하였으며 이에 대한 반론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사람에게로의 항생제 내성균의 전파와 축산동물에서의 항생제 사용간의 인과관계에 대한 논쟁과 상관없이 중요한 것은 일반적으로 항생제 내성은 모든 항생제 사용에 의해 자연적으로 내성이 발생할 수 있으며, 내성 세균이 선택되고 항생제가 더 많이 사용될수록 항생제에 노출된 집단의 내성 세균은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양계농가에서는 생산성 향상만을 위하여 항생제를 부적절하게 사용하였을 경우에는 공중보건학상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책임감을 가지고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본고를 통해 동물용 항생제의 최근 사용현황 및 내성문제 그리고 내성문제를 해결하려는 국제적 동향 등을 살펴보아 농가 자체의 자발적인 신중사용을 유도하고자 한다.

2. 동물용 항생제의 사용현황
지난 5년간 연도별 총괄 항생제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연간 약 1,370톤에서 1560톤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08년 9월까지는 약 919톤으로 '07년에 비해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축종별 사용추이를 살펴보면, 돼지에서 약 53-57%로서 항생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었으며, 이어서 닭 20-24%, 수산용 12-17%, 소는 6-8% 순으로 나타났다.

용도별 사용추이를 살펴보면 배합사료 첨가용으로 사용되는 항생제는 연도별로 차이는 있으나 약 39% - 56%로 매년 감소되는 추세로 2008년 9월까지는 약 39%로 나타났다. 또한 상대적으로 자가치료 및 예방용은 52 - 59%로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8년 9월까지는 54%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의사 처방에 의해 사용되는 항생제는 단지 6%-7%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었다.

항생제 계열별 판매실적을 조사한 결과 penicillins, tetracyclines등 질병예방 및 성장촉진 목적으로 배합사료에 첨가하여 사용하는 항생제의 사용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으나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cephalosporins, quinolones 등의 항생제는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닭에서의 주요 항생제종류별 판매실적(2006년)을 살펴보면 배합사료 제조용으로는 옥시테트라사이클린 4급암모늄 33ton, 클로피돌 25ton, 클로르테트라사이클린 칼슘염 19ton, 아연 바시트라신 13ton 등이 제일 많이 판매되었으며, 자가치료 및 예방용으로는 클로르테트라사이클린 염산염과 칼슘염이 20ton, 아목시실린 18ton, 엔로플록사신 15ton, 앰피실린 7ton, 설파메톡사졸 7ton 및 옥시테틀라사이클린 염산염 5ton이 제일 많이 판매되었다.

2009년부터 클로르테트라사이클린을 포함하는 7종의 사료내 혼합 가능한 동물약품의 수가 감축되었으므로 많은 양의 항생제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상대적으로 치료용 약제사용의 증가와 같은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예고된다.


국내 축, 수산용 항생제 사용량은 외국에 비해 비교적 많은 양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배합사료 제조용으로 절반 정도가 사용되고 있다. 또한 항생제 사용량을 주요 국가의 연간 육류 생산량과 단순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이 현저히 많은 편이며 연간 축산물 총생산량으로 볼 때는 돼지 보다는 오히려 닭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3. 축산에서의 항생제 내성문제
식품의약품안전청 주관의 국가 항생제내성 안전관리사업의 2007년 결과보고서에 의하면 2007년 4월부터 10월까지 65개 농장에서 671 분변시료(소, 돼지, 닭)를 채취하여 E. coli 52주, E. faecium/E. faecalis 351주, Salmonella spp. 35주를 분리하였으며 분리 세균에 대한 항생제 감수성 검사 결과 소, 돼지, 닭 분변 유래 대장균은 tetracycline에 가장 높은 내성율을 나타내었다. 닭 유래의 E. coli는 quinolone계 항생제인 ciprofloxacin에 약 37% 이상의 내성율을 나타내었으나 동물분변에서 VRSA, VRE 등의 내성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축산물에서 항생제 내성율을 조사하기 위해 전국 70개 도축장에서 615 시료(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채취하여 E. coli 215주, S. aureus 148주, E. faecium/E. faecalis 403주를 분리하였다. 분리세균에 대한 항생제 감수성 검사 결과 축산물에서 분리된 대장균은 돼지고기를 제외하고 tetracycline에 가장 높은 내성율을 나타내었으며, 닭 도체에서 분리된 E. coli는 quinolone계 항생제에 약 80%이상의 비교적 높은 내성율을 나타내었다. 참고적으로 2005년도부터 3년간 축종별 대장균의 테트라싸이클린 내성율은 닭에서 80∼92%, 소 37∼44%, 돼지 83∼96%,이었다.


4. 국내외 동물용 항생물질 안전관리 동향 및 방안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1998년 세계총회 이후부터 사람의 약제내성원인이 식용동물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에 기인된다는 관점에서 식용동물에서의 항생제 사용 제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적인 근거를 통한 사람유래 항생제 내성의 출현과 식용동물에서의 항생제의 사용과의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아니하였지만 그 하나의 요인으로 식품매개성 병원균의 항생제 내성에 관한 모니터링 자료와 위해도평가 자료 부족을 거론하였다. 항생제 내성문제는 그리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므로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권고에 따라 제1차 FAO/WHO/OIE 합동 동물용 항생물질 안전사용 및 내성관리에 관한 워크숍(2003, 제네바)에서 개최되어 비인체용 항생제 사용량에 대한 국가조사 프로그램 확립, 국제 내성관리지침 준수, 특별관리대책 및 위해도평가 방법 수립 등을 권고하였다.

이어서 제2차 (2004, 오슬로)및 제3차(2007, 로마) 합동회의를 통해 효율적인 내성위해관리를 위한 각종 방안들과 인체용 주요 항생제(CIA) 및 동물용 주요 항생제(VCIA)에 대한 목록을 제정하게 되었다. 그사이에 우리나라가 CODEX 항생제내성 정부간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 2007년부터 회장국으로 항생제내성 위해도평가 및 관리에 관한 국제적인 통일 지침의 개발에 힘쓰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1997년에 아보파신을, 1999년에는 바시트라신, 스피라마이신, 타일로신 및 버지니아마이신 등을 성장촉진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다. 사용금지된 이후 항생제 총사용량이 감소하고 동물분변에서의 지표세균인 enterococci의 사료 첨가용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한편 질병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치료용 항생제의 양이 오히려 증가되었으며 동물치료에 사용하였던 테트라사이클린, 트리메토프림/설폰아마이드로 인한 salmonella균의 치료용 약제에 대한 내성 또한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축·수산용의약품을 총괄 관리하고 있는 농식품부에서 축산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그 한 예로 축·수산용항생제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고 항생제 내성세균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하여 국제적인 권고사항인 "항생제의 사용량과 내성 발현율 조사"를 2003년부터 농식품부, 식약청, 의료계, 소비자단체 등 관련부처 및 단체 공동으로 "국가항생제내성관리사업"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범국가적인 사업을 통하여 항생제내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여 실천에 옮기고 있으며 항생제 내성율은 단기간에 감소될 수 없으므로 이러한 사업을 장기적으로 수행하여 항생제 내성율을 점진적으로 감소시킬 계획에 있다. 또한 동물용의약품의 인허가 시스템을 강화하여 인체내성 위해도 평가 지침에 따르는 각종 내성 자료를 심층 검토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올바른 항생제 사용 교육 및 홍보, 동물용 의약품 유통 사용실태 파악·관리체계 정비, 우리실정에 맞는 수의사 처방제 도입 추진, 환경친화축산 농장확대 및 유기 무항생제 축산업 지원, 인수공용 중요 항생제 사용억제, 가축사육농가 HACCP 적용확대 등을 통해 항생제 내성관리 업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5. 결 언
우리나라에서의 닭과 돼지에서 일부 지표 및 병원성 세균에 대해 항생제 내성률이 외국에 비해 대체적으로 높은 이유는 밀집사육 등 사육환경이 열악한 조건에서 질병의 발생을 예방하고자 성장촉진용도로 배합사료 첨가용 항생제를 주로 사용하거나 자가치료 및 예방용도로서 약품 도매상 등을 통해 농가에서 직접 구입 하는 등 부적절한 사용 때문일 것이라고 사료된다.

정부에서는 소비자의 안전보장 및 축산물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사료첨가용항생제의 사용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방침 하에 2005년 5월부터 배합사료첨가용 항생제 허용 품목을 종래 53종에서 25종으로 대폭 감축하였으며 2009년 1월부터 인수공통항생제 7종을 허용품목에서 추가 감축하여 현재 18종만을 사용허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침은 반드시 축사환경 개선 및 수의사 처방과 같은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어야 그 효과를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축산동물에서의 항생제 사용이 직접적으로 사람의 항생제 내성 발생의 원인이 되었거나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른 여러 내성 유발 요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행 가능한 예방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며, 이에 따라 사용금지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닭에서는 수의과학검역원에서 수행한 2008년도 연구사업에서 OIE 및 US/FDA 내성 평가 지침에 따라 발생평가, 노출평가, 영향평가 및 위해도 추정을 통해 동물용 항균제의 정성적 위해도 평가를 실시한 결과 엔로플록사신에 대한 내성 위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향후 위해관리 정책결정을 위한 추가적인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앞으로도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항생제의 종류 및 사용량을 줄여 나가야 할 것이며 양계농가 또한 스스로 항생제의 사용기준을 설정·운용하여 항생제의 오·남용을 방지하려는 노력이 필요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