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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닭심낭수종 발생사례

파란알 2009. 3. 9. 13:18

 
   난계대 전염막고, 모체이행항체 부여 해야

닭심낭수종(Hydropericardium syndrome: HPS)은 주로 3주령에서 5주령 사이의 육계에서 급사를 일으키는 질병으로 육계에서의 폐사율은 10%에서 80%의 범위이며 산란계와 종계에서도 발생하지만 일령이 높은 경우에는 폐사율이 높지 않으며 부검 시 심낭수종, 간종대 및 괴사 소견이 특징적으로 관찰된다.

닭심낭수종은 봉입체성간염(Inclusionbody hepatitis: IBH)과 비슷한 부검소견을 나타내지만, 심낭수종을 동반한다는 점과 폐사율이 더 높다는 점에서 봉입체성간염과 차이가 있다.

봉입체성간염은 가금아데노바이러스의 다양한 혈청형의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반면 닭심낭수종은 혈청형 4형(Fowl Adenovirus serotype 4: FAdV-4)에 의해서만 발생한다.

원래 아데노바이러스는 닭전염성F낭병(IBD), 닭전염성빈혈(CIA), 마이코톡신증과 같은 면역억제성 질병 및 여러 스트레스요인에 의해 계군의 면역수준이 저하되었을 때 감염되어 임상증상을 유발하는 속발성질병(secondary disease)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연구결과에 의해 아데노바이러스 단독감염으로 질병이 발생하며,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면역억제가 일어나 오히려 다른 감염성 질병의 발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자연감염경로에 의한 감염율은 약 60% 이하로서 직접접촉에 의한 수평전파가 이뤄지지만 뉴캣슬병, 전염성F낭병, 전염성기관지염등과 같은 급성전염성질병에 비해 전염성이 강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난계대에 의한 수직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종계군의 질병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국내 최초 발생사례보고
다음은 필자가 국내최초 발생사례로 (Avian disease 2008; 52: 526 530) 보고한 국내 닭심낭수종 발생사례를 기본으로 요약한 내용이다.

발생상황
2006년 하반기부터 2007년 초에 충북대학교 조류질병실험실에 병성감정의뢰된 가검물 중 6개 농장에서 닭심낭수종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있었다. 이들은 2주령에서 6주령 사이의 육계 또는 산란계 농장이었으며 병성감정 의뢰 당시 계군폐사율은 1%에서 11%범위였다.

부검시 간에서 나타나는 병변이 추백리 또는 가금티푸스와 유사하였기 때문에 이들 가검물 중에는 추백리 진단 및 항생제감수성검사를 목적으로 검사 의뢰된 계군도 있었다. 그리고 특징적인 것은 발생농장 중에 38주령의 종계계군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계군은 병성감정 의뢰당시 1.8%의 계군폐사가 발생한 상태였다. 이 계군의 산란율 변화를 조사한 결과 38주령부터 산란율이 6% 정도 감소한 후 42주령에는 다시 회복하는 전형적인 V형 산란곡선 형태를 나타내었다.

부검소견 및 실험실적 검사
폐사계들은 부검 결과 심낭내에 볏짚색 수양성 액체가 저류되어 있었고, 간에는 괴사반점을 동반한 종대 소견이 관찰되었으며, 드물게는 간에 출혈점도 발견되었다(그림3, 그림4).

진단을 위해 PCR검사 및 유전자분석을 수행한 결과 6개 농장 모두 폐사계의 간에서 닭심낭수종의 원인체인 가금아데노바이러스 혈청형 4형이 분리되었다. 분리된 바이러스를 8주령의 SPF닭에 인공감염 시키자 감염3일경부터 벼슬이 창백해지면서 깃털이 거칠어지고 식욕절폐, 원기소실 등 임상증상이 발현되었으며 계군 내 30%에서 40%의 폐사가 발생하였다.

재현실험에서 폐사한 닭의 부검결과 심낭수종, 간종대 및 간괴사반점 등의 병변이 관찰됨으로서 야외농장에서의 병변과 거의 대동소이하였다. 접종 후 폐사가 되지 않은 생존계는 감염10일경부터 임상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하여 거의 정상적인 수준을 나타내었으나 조직학적으로는 병리학적 소견이 남아있어 완벽한 회복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본 병원성실험은 8주령의 닭에서 실시한 것이기 때문에 이보다 더 어린일령의 닭에서는 병원성이 좀 더 강하게 발현될 수 있어 야외농장에서는 더욱 큰 피해를 유발 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최근발생상황

다음은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조류질병학실험실에서 검색된 닭심낭수종 발생사례를 기초로 최근의 국내 닭심낭수종 발생현황을 분석하였다.

국내에서 닭심낭수종은 2006년 최초발생이후 한동안 드물게 검색이 되다가 2008년 여름 토종닭에서의 검색 후 올해 1월까지 12건의 발생이 확인되었다. 계절적으로는 초여름인 6월부터 9월까지 발생하다가 다시 11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발생하는 형태를 보였기 때문에 계절적 요인이 질병발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측되었지만 이 부분은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1)닭심낭수종 발생빈도
최근발생사례에서는 최초발생 때와는 달리 산란계와 종계군의 발생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육계와 토종닭에서만 발견되었다. 그러나 실험실적으로는 진단되지 않았지만, 2008년 말 경 산란피크 이후의 산란계농장과 종계장에서의 심낭수종 발생이 지역수의사에 의해 여러 차례 확인된 바가 있기 때문에 최근 발생한 육계 및 토종닭의 심낭수종발생 원인으로 난계대전파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국내 상재화된 닭전염성F낭병, 닭전염성빈혈 등과 같은 면역억제성 질병과의 상호관계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계군폐사율은 이전보다 증가하여 약 40%에 달하였으며 발생건수도 12건으로 이전보다 2배나 증가한 수치였다. 발생시기를 분석해보면 육계에서는 2주령 전후에 많이 발생하였으며 토종닭에서는 4주령이후에 주로 발생하였다.

(그림2)닭심낭수종 발생시기
그러나 이는 병성감정의뢰 당시의 일령이므로 실제로 농장에서 임상증상이 발생한 것은 이보다 이른 시기였을 것이다. 어린 일령의 육계에서는 폐사율이 높았으며 출하할 때까지도 폐사가 계속 발생하여 경제적 피해가 막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험실적으로 검사하였을 때는 인공감염 10일 이후에 임상적으로 완전히 회복되었지만 이와 달리 현장에서의 질병경과는 최초감염이후 출하할 때까지 계속해서 폐사가 발생하는 경과를 취하였다.

이러한 이유는 농장에서는 지속적인 수평감염으로 인한 재차감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산란피크 이후의 산란계와 종계에서는 폐사 및 산란저하가 심하지 않았으며 임상증상은 2~3주 안에 회복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본 글에 실린 발생사례는 실험실에서 진단한 가검물에 국한된 자료이므로 실제적인 국내발생현황을 대변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실제적인 국내 발생상황을 파악하기위해서는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실정이다.

방제방법

(그림3)심낭에 볏짚색 수양성 액체가 저류되어 있고, 간종대와 간 괴사반점이 관찰됨
다행히 닭심낭수종은 사독백신에 의해 잘 방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제를 위해서는 모계군 백신접종으로 모계군의 감염을 차단하여 난계대전염을 막고 또한 후대병아리에 높은 모체이행항체를 부여함으로써 어린 일령에 감염을 방제하는 방법이 유용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 상용화된 백신이 없기 때문에 백신보급이 급선무이며, 국내 발생상황에 맞는 백신프로그램개발도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백신이 생산되어도 부분적으로 사용이 되어 사용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백신생산업체에서는 크게 흥미를 갖지 않고 있어 현재로서는 차단방역과 난계대전염을 막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마지막사육단계인 육계, 산란계에서 닭심낭수종에 감염이 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진단을 함으로서 실제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해야 경제적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종합의견
(그림4)심낭수종, 간종대 및 출현반점의 소견이 관찰된다.
닭심낭수종의 최근 발생상황을 분석해 보면 최초 발생 때보다 발생건수는 오히려 증가하였고 폐사율도 급격히 증가하여 특히 어린 일령의 육계와 토종닭에서 폐사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매우 컸다.

질병방제를 위해서는 발생원인분석이 중요하며, 발생원인으로는 계절적 스트레스요인, 난계대전파의 심각성, 국내 상재화 되어있는 면역억제성 질병과의 상호관계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겨울 유행병식의 발생 이후 현재는 잠잠하지만 향후 이런 식의 발생이 계속될 경우 백신접종과 같은 적극적인 방제방법이 검토되어야 한다.

닭심낭수종에 의한 경제적피해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학계와 업계의 관심이 필요하며,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상용화 백신이 없는 지금 농장에서는 앞에서도 강조하였듯이 차단방역만이 유일한 방제수단이 될 것이고 적극적인 진단과 신고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에는 최근에 발생한 닭심낭수종에 대하여 요약하여 발표를 하였지만 가까운 시일에 그동안 실험하였던 자료들과 야외농장에서의 현황을 좀더 자세히 설명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