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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염성 기관지염(IB) 발생에 대하여

파란알 2009. 3. 11. 10:46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유전적변화 연구로 대응해야

전염성 기관지염(Infectious bronchitis : IB)은 전세계적으로 닭에서 발생하고 있는 급성의 전파력이 매우 높은 호흡기 질환이다. 특히 IB 바이러스(IBV)는 많은 혈청형이 존재하며 감염 후 18-36시간 이내에 임상증상을 발현할 수 있는 잠복기가 매우 짧은 것이 특징이다.

모든 일령의 닭이 IBV에 감수성이 있으나 감염 시 일령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측정 가능한 손상정도 또한 많은 차이가 난다.

IBV는 감염 후 닭의 호흡기관 및 장관, 신장, 난관 등 몇 가지 조직에서 증식이 될 수 있다. IBV는 호흡기형과 신장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호흡기형 IBV 감염 시 육계에서는 개구호흡, 기침, 콧물 등 주로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고 산란계에서는 호흡기 증상 및 산란율 저하와 계란의 품질저하를 일으킨다. 신장형 IBV의 경우는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면서 신장내 요산침착 및 신장염을 유발하여 심한 설사 및 탈수증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계사 깔짚은 질어지고 음수섭취량은 증가하는 임상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육계에서 IB 감염 시 증체 불량과 사료효율 저하로 인해 출하성적이 나빠질 수 있으며 대장균의 2차 감염으로 인해 폐사율 또한 증가될 수 있다. 특히 출하가 임박한 농장에서 IB 발생 시 그 피해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산란중추와 종계 육성 시 어린 일령에 IB 감염 시에는 수란관이 손상되어 무산란계가 될 수 있으며 모체이행항체가 없거나 낮은 병아리에 감염될 경우 손상정도는 더 커질 수 있다.

시산 초기나 산란 중에 IB가 감염되면 느린 산란율 향상과 산란율 감소, 산란피크 저하, 탈색란, 물알 등의 발생으로 인해 농장에 끼치는 경제적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경제적 손실은 IBV의 병원성과 감염시기에 닭의 일령과 면역력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예를 들면, 데벨라르의 실험에서 육용종계의 경우 산란피크 시점인 26-35주령 시기에 감염되는 것보다 20-26주령의 초반에 감염되면 손상이 적은 경향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상황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필자가 경험했던 IB 감염 발생사례를 소개하고 최근 국내에서 분리된 IBV에 대한 정보와 향후 백신개발에 대한 간단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사례 1.

(그림 1) 육계농장에서 신장형IB발생시 폐사율
그림 1은 육계농장에서 신장형 IB발생으로 인한 폐사율 그래프이다. 본 농장은 총 48,000수 규모의 농장으로 4개동에 나누어 사육하고 있었으며 입추초기 약추 선별도태를 실시하여 일시적으로 폐사수가 증가하였으나 9일령 이후 큰 문제없이 사육하고 있었다. 13일령에 IBD백신접종 후 주변에 IB발생이 증가하여 17일령에 ND와 IB백신을 음수로 접종하였다.

하지만 24일령부터 호흡기증상과 설사를 동반하면서 폐사가 증가하기 시작하여 28일령에는 총폐사수가 최고 500수까지 증가하였다. 심한 설사로 인해 깃털이 지저분한 닭이 많았고 증체율이 저조하여 36일령에 3동을, 나머지동은 37일령에 출하하였으나 1,800수 정도는 43일령에 출하하였다.

사료효율은 1.92로 만족스럽지 못하였으나 출하율은 91.6%로 예상외로 높게 나타났다. 신장형 IB가 감염된 농장의 경우 심하면 폐사율이25~30%까지 나타나는 것에 비해 상당히 폐사율은 낮았던 편이었다.



(그림 2) 신장종대 (요산침착)
사례 2.
83일령에 중추농장에서 30,000수 정도를 입식하여 120일령까지 BBN 오일백신 및 티푸스 생균백신 접종을 완료하였다. 물론 중추농장에서 최소한 2번의 ND와 IB의 생독백신 접종과 1번의 오일백신접종이 이루어진 상태였다.

농장주가 백신접종팀을 통해 일부 닭들의 체중이 무겁고 복부에 물이 차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폐사가 많이 발생하지 않아 크게 문제시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120일령 이후 케이지 내에 웅크리고 앉아있으면서 일부 폐사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대장균 감염에 의한 폐사로 추정을 하고 폐사체 및 케이지에서 일부 닭을 선별하여 부검하였을 때 수란관 낭종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복부 촉진 후 케이지 내에 낭종형성 개체를 선별하여 도태를 실시하였지만 나머지 계군에서 산란율 곡선은 매우 느리게 형성이 되었으며 산란피크는 84%에서 멈추었다. 실험실 검사를 통해 IB 확진을 받았지만 IB의 정확한 감염 시기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사례 3.
(그림 3) IB 감염 후 대장균 감염
35일령과 45일령 계군 45,000수씩 중추 90,000수를 사육하는 농장으로 35일령 계군에서 20일령쯤 갑작스런 호흡기가 발생하면서 전계사로 확산이 되었다. 45일령 계군으로도 호흡기 증상이 전파되었으며 이후 1주일이 지나서 호흡기 증상이 서서히 완화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전계사에서 폐사 발생은 거의 없었으며 설사나 사료섭취량 저하 등의 특별한 임상증상도 나타나지 않아 혈청검사를 의뢰하였다. 혈청검사의뢰 당시 일령을 고려하여 볼 때 IB 역가가 매우 넓게 형성되어 있어 일부 개체에서 IB 감염에 의한 역가 상승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

현재 국내에서 IBV 방어를 위해 백신으로 적용할 수 있는 균주(strain)에는 H-120, Ma5, KM91이 있는데 실제 농장에서 다양한 백신프로그램을 적용해 IB방어에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많은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국내에서 분리된 33개의 IBV에 대한 검역원 연구결과를 표 2에 정리하였다. K-Ia 그룹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심한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육계에서 주로 분리가 되었으며 K-Ib 그룹은 Mass형 백신을 접종한 닭에서, K-II 그룹은 신장염을 보이는 닭에서 각각 분리되었다. 주로 국내에서 문제가 되는 IBV는 K-Ia와 K-II형에 속하는 것으로 특히 K-Ib의 경우는 야외에서 백신접종 후 숙주의 면역상태에 의한 IBV의 유전적, 항원적 변이가능성도 고려해 볼 수 있으며, 특히, K-II형에 속하는 바이러스 분리율이 높아 농장에서 신장형 IBV에 의한 피해도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림 4)수란관 낭종
또한 K-II형의 IBV는 중국의 신장형 IBV (예 : ch/QXIBV strain)와 관련이 있으며 Kr/D64/05 바이러스의 경우는 종대된 선위에서 분리된 중국의 IBV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국내에서 유행하는 IBV의 경우 일부는 중국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가 추정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분리된 IBV에 대한 연구결과를 요약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국내 호흡기형 IBV의 특징

1. 국내 IBV 스스로 변이 또는 진화하는 형태로 중국 등 인접국가에서 유행하는 호흡기형 바이러스와는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다.
2. 호흡기형 IBV가 신장형 IBV보다 변이 및 진화속도가 빠르다.
3. 2000년대 이후 호흡기형 IB의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신장형 IBV의 특징

1. 국내 신장형 IBV의 경우 중국의 신장형 바이러스에 유전적으로 매우 비슷하다.
2. 육계에서 신장형 IBV의 감염으로 인한 피해는 주로 3주령 이후에 집중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즉, 최근 호흡기형 IBV의 경우 신장형에 비해 유전자 변이가 더 심하고 80-90년대 분리되었던 바이러스와도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Mass형의 생독백신을 접종한 계군에서도 IBV가 분리가 되고 있으며 주로 국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신장형 IBV의 경우 중국형 바이러스에 가까우나 국내 분리주인 KM91로 제조한 BBN 또는 BBNE를 접종한 산란계나 종계에서의 피해보다 백신이 접종되지 않은 육계에서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편, 한 육계농장에서 분리된 IBV의 경우 기존에 국내에서 분리된 호흡기형이나 신장형 IBV와는 유전적으로 전혀 다른 새로운 바이러스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중국에서 선위염 증상이 나타났던 닭에서 분리된 IBV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미국과 중국에서 IBV 분리에 대한 연구보고를 살펴보면 우선 Mark 등이 보고한 미국의 경우 과거 11년간 1,523개의 IBV를 분리하였다. 이들 중에는 일부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분리된 바이러스와 다른 지역에서도 널리 분리되는 바이러스가 있었으나 새로운 형태의 IBV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미국 내에서도 IBV가 양계농장에서 지속적으로 순환감염 되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감염숙주인 닭 체내에서 변이되고 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IBV를 계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한 점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Shengwang 등이 보고한 2005-2006년에 중국에서 분리된 12개의 IBV의 경우 주로 LX4형과 CK/CH/LSC/99I형에 속하는 것들이었다. 이들 2가지 IBV형은 H120과 H52와 같은 Mass형의 백신접종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의 가금 산업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IBV이다.

상업용 백신인 H120의 경우 이들 문제의 IBV 균주들에 대한 방어력이 부족했던 반면에 혈청형이 다른 균주(예 : 신장형 tl/CH/LDT3/03)를 백신주로 사용한 경우 더 우수한 방어력을 보였다. 상업용 IB 백신의 방어력 감소와 주기적인 IBV 감염 의심질병 발생, 백신접종 계군에서 IBV의 분리 등을 고려할 때, 중국에서는 새로운 IB 백신의 개발과 균주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양계산업에서 IB로 인한 문제는 국내 뿐 만이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도 많은 혈청형과 균주(strain)가 분리되고 있다. 생독백신 및 사독백신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더라도 다양한 혈청형에 대한 교차방어력이 떨어지고, 바이러스 스스로가 지속적으로 변이되고 진화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재 판매되고 있는 IB백신의 경우 최근에 분리되고 문제가 되고 있는 바이러스와는 유전적으로도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그 방어력 또한 많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IB 발생으로 인한 양계산업의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IB 바이러스에 대한 모니터링 및 유전학적 변화를 연구하고, 기존의 생독 IB바이러스와는 다른 국내 분리주를 위주로 한 백신균주의 연구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