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라승용원장 |
농정의 방향과 수요자의 요구변화
최근 우리사회의 모습을 일컬어 글로벌 무한경쟁시대라 한다. 농축산업 분야라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식생활의 양상이 바뀌면서 식품의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욕구 등 수요패턴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현재 우리농촌의 모습은 영세▪고령농이란 패턴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농축산업 분야도 생존과 발전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는 우리나라 농정의 기조는 생산주체의 전문화․기업화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농식품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생산에 머물었던 농업이 가공, 유통 등 2. 3차 산업과 연계하는 것 다시 말해서 농장(農場) 공장(工場) 시장(市場)을 통합시키는 정책인 것이다. 생산영역에 국한되어 있던 농업의 영역이 소비자까지 확대되는 정책 환경에서 생산주체는 소비자와 국민의 요구변화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생산주체가 수용해야 할 사항들
우선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도시민 식품 구매시 고려사항을 살펴보자. 안전성 28%, 맛 27%, 원산지 24%, 가격 19%, 브랜드 2%순이다.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던 가격은 한참 뒤쪽으로 쳐졌다. 웰빙이니 로하스(LOHAS)니 하는 표현은 이미 상식화 된지 오래다. 그 개념의 본질을 건강과 안전성이다. 생산자는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를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추구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이 어렵다 하나 이 목표를 향해 우리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여성의 사회참여도 지속 증가한다. 이러한 여건에서 성장하는 것이 식품가공과 외식산업이다. 최근 식품제조업과 외식산업의 규모는 101조원 정도이다. 이 분야 시장규모는 2015년에 150조, 2017에는 200조원으로 가파른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전망이다. 당연히 가공품 또는 가공원재료로서의 축산물 동반수요가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따라잡는 것도 생산주체가 감당해야할 일이다.
마지막으로 축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가 변하고 있다. 과거세대에 있어서 축산은 친밀한 산업이었다. 퇴비와 목돈을 마련하는 수단이었고 고향의 향수를 일깨우는 매개체로서 소와 돼지와 닭이 있었다. 그것을 더 이상 기대할 수가 없다. 이제 축산은 악취와 고향산천을 오염시키는 주원인자로 오해와 인식을 받고 있다. 이러한 축산의 이미지를 바꾸어 놓는 것은 축산물 생산주체로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양돈 산업의 경쟁력 향상 기술개발 계획
양돈 산업의 경쟁력은 생산성 향상에 의한 생산비 절감과 고품질 돼지고기 생산을 통한 판매소득 최대 실현을 해야 한다. 칠레에 이어, 미국, 유럽 등과도 자유무역협정(FTA)타결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 양돈 농가가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미돼지 1두당 비육돈 출하두수(MSY)를 덴마크 수준인 22두로 높여서 생산비를 최소 30%이상 줄이고, 도체 1등급 이상 출현율도 70% 이상 실현으로 판매소득을 20%이상 높여야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의 13.5두에서 22두로 8.5두를 올리기 위해서는 만성 소모성 질환 최소화를 위한 사양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고, 도체 1등급 이상 출현율을 55%에서 70%이상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위생적이고, 근내 지방도가 높은 종돈생산과 보급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돼지배합사료 원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대응한 사료비 절감 기술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첫째, 만성소모성 질병 최소화를 위한 사양기술 개발과 보급, 둘째,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등의 특정 병원균 부재돈(SPF)인 청정종돈 생산기술 확립과 국립축산과학원이 12년과 18년이라는 장기간의 육종연구사업을 통해 개발한 “축진듀록”, “축진참돈”(재래돼지)의 산업화, 셋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등을 이용한 발효사료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만성소모성 질병최소화를 위해, 새끼돼지의 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면역증강 기술개발, 생균제, 항생제 대체 천연물 발굴 및 농장실증 연구추진과, 호흡기 질병을 잘 제어하고 있는 5개 우수 모델 농가를 시범 육성하여, 이들 양돈농가들이 벤치마킹 농가가 될 수 있도록 농장실증 연구팀을 구성하여 육성 할 예정이다. 이러한 일들을 더욱 신속한 해결을 위해 금년 2월에 학계, 산업계, 종돈농가 등의 양돈농가와 중심으로 한국 양돈발전 연구회 설립, 양돈 관련 최신 연구 및 동향을 교류하고, 현장의 애로 사안을 연구사업에 반영하는 산․학․관․연의 연구체계를 강화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