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칼럼, 전문가진단

이달의 수의사 진단 마이코플라즈마

파란알 2008. 3. 3. 12:26


나의 코를 풀어주라!

 

메리알 코리아 박형진 양계기술담당


필자가 처음 양계 수의사에 입문하고서 사육 농가를 방문하고 닭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책에서 경험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느꼈었다. 농가들 마다 사양방식이 달라 가는 곳마다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처음 방문한 농장에서 “닭들이 이렇게 키워지는구나!”하고 감탄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숨쉬기조차 힘든 환경에서 빼곡히 길러지는 밀집사육이었다. 마음대로 뛰어 놀 수 없는 바닥과 주변 닭들의 똥, 먼지 등 만약 사람보고 거기서 하루만 살라고 해도 살기 힘들 정도의 매우 열악한 환경이었다.
모든 생명체들은 자기 몸을 청결히 하려는 경향이 있다. 닭들도 물론이다.
청결히 하기 위해 물도 필요하고, 깨끗한 흙도 필요하다. 현재의 사육환경으로는 그와 같은 자연적인 상태로 자랄 수 없기 때문에 병이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돼지 50,000두 키우는 농장과 닭 50,000수 기르는 농장과 비교하였을 때 필요한 사육 시설 및 대지는 후자 쪽이 훨씬 집약적일 것이다. 닭이 다른 산업동물에 비해 체구가 작은 특징도 있지만 다른 산업동물에 비해 더 밀집 사육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닭끼리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자라게 될 것이며, 질병으로 인한 감염기회는 다른 축종에 비해 훨씬 많을 것이다.
일상생활 시 누군가 독감에 걸려 기침을 한다면 주변에 같이 있으려고 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육되고 있는 닭들은 자기 자신에게 전염될 병을 인지하지 못할뿐더러 피하려고 하더라도 피할 공간이 없다. 이렇게 닭들은 계사내에서 같은 배를 타고, 운명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무수히 많은 질병들이 발생하겠지만, 그 중 밀집사육 시 가장 전파되기 쉽고, 생산성의 피해 잠재력이 매우 높은 마이코플라즈마에 대한 이해 및 대책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마이코플라즈마의 형태적 특징
점안의 장점 : 아랫눈꺼플에 CALT라는 조직이 있어 세포성면역에 도움을 준다.
마이코플라즈마는 살아있는 생물 중 가장 작은 병원체로서, 크기는 0.45㎛의 필터를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작으며, 크기는 대략 0.25~0.5㎛에 달한다. 그 크기의 의미는 박테리아(세균)보다는 작고, 바이러스보다는 크다는 것이며, 세균과 바이러스를 구분 짓는 경계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세포벽이 없어 형태가 다양하고, 외부환경에 약하여 오랫동안 생존하기 어렵다. 또한 세포벽이 없기 때문에 항생물질인 페니실린(세포벽 합성을 억제하는 물질)등에 저항성을 갖는다. 실험실에서 마이코플라즈마를 배양하여 전자 현미경을 통해 관찰해 보면 꼭 여자 젖가슴이나 계란을 깨어 놓은 것과 같은 형태를 지니고 있다.

마이코플라즈마의 병원성과 유해성

눈물분비를와 플라즈마 세포라는B-cell의 전구세포가 분비된다.
조류에 감수성이 있는 마이코플라즈마 중 닭에게 병원성을 갖는 종류는 크게 MG(Mycoplasma Gallisepticum), MS(Mycoplasma Synoviae) 두가지로 볼 수 있다. 로스, 아바에이커, 하이라인, 로만브라운이 모두 닭이라는 하나의 종이지만 각각 조금씩 다른 특성을 지닌다. 마찬가지로 같은 MG, MS라도 각각마다 병원성과 특성이 모두 제각각 이다. 같은 MG나 MS에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농장마다 피해 정도가 다른 것이 이와 같은 특성에서 기인한다. 일반적인 마이코플라즈마의 감염경로는 호흡기를 통한 공기전파이다. MG나 MS가 호흡기 상피세포내로 침투하지는 않지만 그 세포 표면에 붙어 기생하여 기관 내 섬모운동을 정지시키고, 기관 내 섬모를 탈락시켜, 다른 호흡기 관련 병원체에 대한 물리적 방어를 약화시킨다. 그 후 ND, IB, AI, 아데노바이러스, 레오바이러스, 대장균등과 혼합 감염 시 증상을 악화시키고 만성 호흡기 질병 및 전염성 활막염을 일으키게 된다.
마이코플라즈마의 전염방법 및 난계대 전염
모든 전염병은 개체간의 수평전염(horizontal transmission)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염병이라 말하는 것이다. 그와 같은 전염병중 MG, MS는 공기를 통하여 수평전염을 하는 동시에 난계대 전염(수직감염)도 하는 병원체이다. 일반적으로 수평감염 시 MS는 MG보다 전염속도가 빠르며, MG나 MS는 공기를 통해 감염된 후 기관, 기낭 및 폐를 거쳐, 하부호흡기 부근에 존재하는 생식기관인 난관에 침투하고 난소, 수란관등도 감염시킨다. 그리하여 MG, MS는 종란의 난황에 침투하고 후대 병아리에게 MG, MS를 전달한다. 역시 수탉에서도 정액을 통해 MG, MS가 전파되니 성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마이코플라즈마에 기인한 백신 효과 저하 현상
인두부위와 눈물관 비강과 연결되어 있다. 점안 후 상부호흡기도에 백신이 정착하기 쉽도록 한다.
요즘 산란계, 종계 농가에서는 ND, IB, LPAI등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병이 유행하는 시기에 ND, IB백신을 추가로 분무 접종함으로써 야외감염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려 한다. 하지만 MG, MS에 감염된 닭은 백신 바이러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여 오히려 백신 접종 후 야외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과 같은 비슷한 증상 및 산란율 저하를 보일 수 있다. 그 이유는 MG, MS에 의해 호흡기 상피세포가 손상됨으로써, 백신의 호흡기 부작용이 강하게 유발되기 때문이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해 항체형성을 위해서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호흡기 생독 백신을 접종하고서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백신이 좋지 못해서 손해를 많이 보았다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백신 탓을 하기 전에 본인의 농가에 상재하는 MG, MS부터 검사해 보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마이코플라즈마 박멸에 대한 소극적 태도
2007년도, 2008년도 필드에서 케이스 별 실험실의뢰를 통해 70~80%이상 진단되었던 것이 MG, MS이다. MG의 경우 병성감정의뢰를 하지 않는 이상 필드 수의사가 판단하기는 매우 힘이 든다. 또한 질병의 경과 동안에 MG, MS가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병과 혼합 감염되어 감별하기도 쉽지가 않다. 그래서 농가에서는 MG, MS에 대한 막연한 방관으로 일관하고, 급한 마음에 타이로신 제제로 잠시나마 숨을 돌리려 한다. 반면에 MS의 경우 눈에 실질적으로 보이는 증상(활막염, 다리파행)들이 나타나 농장주는 필드수의사의 처방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비싼 투약비용을 감수한 채 틸미코신류의 약을 투약하게 된다. 이는 농가에서 투약비용을 생각한다면 쉬운 결정은 아니라 생각한다.
농가에서 차단 방역을 외치고, 올인 올 아웃(all in – all out)을 한결같이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질병은 계속 찾아온다. 분명 말이라도 알아듣는 병원체라면 들어 오지 말라는 말까지도 해보겠지만 MG, MS 감염을 막아내기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MS, MG 감염을 막아내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막아 낼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이 존재한다면 무조건 해봐야 한다.
전염성 활막염에 걸린 닭의 관절부위
현재 우리나라에는 TS-11을 시작으로 MG백신들이 판매되고 있다. 종류로서 TS-11, 6/85 등이 판매되고 있으며, 조만간 F 균주 백신이 런칭될 예정이다. 마이코플라즈마 백신에 대한 의구심 없이 그 중 어떤 것이라도 농가에서 접종하기를 바라는 것이 필자의 마음이다.

마이코플라즈마 백신의 종류

MG 백신
MG백신으로 만들어진 균주의 종류로는 F strain, 6/85 strain, TS-11 strain이 있다. 3가지 균주 중 F strain이 가장 우수한 방어효과를 갖지만 병원성이 높아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논문에 나와 있다. 반면에 6/85 strain, TS-11 strain의 경우 병원성이 약해 안정성이 높으며 방어력도 우수한 것으로 나와 있다.
제조상으로 보면 F, 6/85 strain은 동결건조 백신이고 TS-11만 동결 백신으로 판매되고 있다. 농가에서 보관 시 냉동(-20℃)보관을 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있지만, 인스턴트 음식보다 지극한 정성을 들인 음식이 맛이 있듯이 불편한 데는 그 만큼 이유가 있다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마이코플라즈마(MG)는 특성상 증식하는 데 2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바이러스나 기타세균에 비해 외부환경에 약한 특성을 갖고 있으며, 자신이 자랐던 환경(영양분)에서 더욱 잘 자라고 보존된다. 이러한 마이코플라즈마로 만든 백신도 역시 외부환경에 약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TS-11은 다른 백신들과는 달리 건조하는 방식을 통한 외부충격을 주지 않고, TS-11 백신주가 배양된 영양액을 동시에 -70℃에 급냉시켜 저장을 하므로 좀 더 안정된 상태로 보관될 수 있다.

MS 백신
MS백신으로 사용되는 백신주로는 MS-H strain이 있다. 야외 MS 균주에 대한 방어력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MS-H라는 백신이 병당 30만원에 팔리고 있으며, 국내에도 곧 시판될 예정이다. 하지만 전체 백신비용을 감안할 때 엄청난 비용이다. 근검 절약(?)으로 유명한 일본사람들이 비싼 MS 백신을 사용하는 이유는 아마도 백신의 효과에 대한 확신이 있고, 선처치가 후처방보다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이코플라즈마 백신의 접종방법
F, 6/85, TS-11등 백신주 별로 권장하는 접종방법이 다양하다. 하지만 그 방법 중 마이코플라즈마를 박멸함에 있어, 점안방법이 가장 효과적임을 말하고 싶다. MG, MS의 주된 감염경로는 공기를 통한 호흡기이다. 그러므로 최초의 방어선은 구강 내 비강, 인두, 후두 등의 상부호흡기도 부위이다. TS-11, MS-H는 점안을 통해 접종을 하기 때문에 상부호흡기도에 먼저 접근하여 상주하게 된다.
Glass top MS에 걸린 닭이 낳은 알
이는 TS-11, MS-H의 독특한 특성으로 상부호흡기도의 온도가35℃인 부위에서 잘 자라는 온도 감수성 백신주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백신이 상부호흡기도에 미리 국소면역을 형성하여 야외 마이코플라즈마의 칩입을 최전선에서 막아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MG와 MS를 동시에 막아내기 위해서 점안을 통한 백신접종법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맺음말
아버지께서 생전에 필자에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사람은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것이다. 그 말의 뜻은 여러분도 잘 아실 거란 생각이 든다. 농장을 방문하게 되면 청결하지 못한 환경에서 길러지는 경우가 많다. 농장주가 편하면 닭은 잘 길러질 수 없다는 말처럼 마이코플라즈마의 박멸을 위해 1차적으로 차단방역, 올 인 올 아웃(All in-All out), 소독등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MG, MS 박멸할 수 있는 또 다른 비책이 있다면 꼭 해봐야 한다. 그 것이 비용이 소요될지라도 비책을 사용하여 소요비용보다 높은 생산성을 얻는다면 반드시 해봐야 한다. 그것이 양계인의 속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란 것을 필자는 믿는다. 들리는가? 마이코플라즈마에 걸린 닭들은 농장주에게 이렇게 외칠 것이다. 빨리 나의코! 풀어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