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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혹시 이런 것은 놓치고 있지 않습니까?

파란알 2009. 1. 14. 11:40

 

대상팜스코(주) 축산과학연구소
R&T팀장 홍종욱

해마다 겨울철이 다가오면 그 동안 느슨했던 방역활동에 대한 끈을 조이기 마련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호흡기 질병에 전국의 양돈장이 많은 고통을 겪기도 하지만, 이와 함께 소모성 질병 중에 하나인 PED 때문에 항상 긴장하게 된다. 알고 있는 것처럼 PED는 단 수일만에 2~3주 출하물량 정도는 날려 버릴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주위가 필요하다 하겠다. 특히 올 겨울철에는 PED에 많은 주위가 필요할 거라는 경고성 말들이 나오고 있어 더욱 긴장의 끈을 조일 필요가 있다.

 

 PED는 항상 겨울철만 되면 나타나는 것이지만, 올해는 발생율이 좀 더 높지 않겠냐는 예측들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현재 농장의 모돈 상태가 너무 좋지 않다는 것에 있다. 작년 10월부터 전국적으로 후보돈 갱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과 이러한 현상이 올 5월 까지 계속되었으며, 이 기간에 후보돈 갱신을 아예 하지 않은 농장도 있지만, 일부 농장에서는 비육돈에서 자체 선발하는 예가 비일비재 하였다는 것이다.

 

후보돈 갱신이 없었다는 것은 농장의 평균 모돈 산차가 올라가 있다는 의미이며, 비육돈에서 자체 선발하였다는 것은 여기서 나온 자돈의 상태가 어떠할 지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간에 노산의 모돈이나 비육돈에서 자체 선발한 모돈이 낳은 자돈은 산자수도 적을 뿐더러 생시 체중이 작고 이와 함께 질병 저항성이 낮기 때문에 이유 후 폐사율이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6월부터 일부 농장을 중심으로 시작된 후보돈 갱신은 4/4분기 분만 복수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초종부을 실시한 농장들이 있으며, 이로 인해 연산성에 치명적 결과를 가져와 내년도 모돈 생산성에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결론적으로 모돈 상태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여기서 태어난 자돈 상태 또한 좋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올 겨울 PED 발생이 특히나 국내 양돈 생산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정도로 문제시 되지 않을 까 하는 전망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기에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해 보고자 한다.

 

특히 본 고에서는 임신돈 관리 보다는 농장의 가장 기본이 되는 방역에 대해서 실제 농장에서 놓치고 있으며,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겨울철에 농장을 방문해 보면, 농장 입구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생석회다. 이미 농장 입구 저 멀리부터 뿌려져 있거나 혹은 농장 출입구 근처에 쌓아져 있는 생석회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농장에서 농장 입구에 뿌려 놓은 생석회가 방역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경우가 종종 있으며, 이와 함께 지금은 많은 농장들이 실시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돈사 앞에 놓여져 있는 소독조 인데, 이 소독조 안에 담겨져 있는 소독약이 겨울철에 꽝꽝 얼어 있는 경우를 가끔씩 보게 된다.

 

소독약이 얼어 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아마도 작업자들이 돈사에 들어갈 때 소독조에 장화를 담그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역이라는 것은 아주 작은 차이에 의해서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는 농장 출입구는 물론, 돈사 내부에서 실행 해야만 하는 방역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농장에 들어 가기 전 UV 등이 켜져 있는 통로를 지나가게 되는데, 이 통로 중간에 외부에서 신은 신발을 벗고 농장 관리사 까지 신고 이동할 수 있는 고무신을 신어야 한다. 그런 후에 관리사로 이동한 후 돈사 출입구 까지 신고 이동할 수 있는 장화를 갈아 신어야 하며, 돈사 출입구에서는 돈사로 들어 갈 수 있는 장화가 별도로 구비되어 있다. 또한 다른 계열농장의 경우에는 같은 자돈사라 할지 라도 다른 돈방을 들어갈 때 마다 각각의 돈방 출입구에 비치된 장화로 갈아 신어야 들어갈 수 있는 농장도 있다.


두번째 단계는 돈사 출입구에 소독조를 설치하여 돈사 간 질병 전염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이것은 많은 농장들이 돈사 출입구 마다 소독조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관리 상태가 잘못된 농장들이 많다. 소독약은 자주 교체 해 주어야 제대로 된 소독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세번째로 농장에서 가장 많이 놓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장화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나서 내 농장에서 사용하는 장화가 어떠한 상태인지 파악해 보기 바란다.

 

 장화 겉 표면은 물론 바닥을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돈사 여기 저기를 다니면서 장화 밑 바닥에 묻어 있는 분뇨가 그대로 묻어 있으며, 심지어는 같은 장화를 신고 분뇨처리장에 가서 일하다가 다시 분만사나 자돈사로 가기도 한다. 이것이 현실이다. 조금 번거롭겠지만 돈사 간 장화를 따로 신는 것이 필요하며,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돈사 간 이동하면서 장화를 물로 닦는 것이 필요하다.

 

네덜란드의 경우에는 돈사 내부에서 신고 다니는 장화가 좀 다르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장화하면 미끄러지지 않도록 밑 바닥이 물결 모양으로 홈이 파져 있으나, 네덜란드에서 사용하는 장화는 밑 바닥이 평편하다고 한다. 또한, 돈사를 들어갈 때 마다 플라스틱 솔이 부착되어 있는 장화 크리너가 설치되어 있어 1차 적으로 장화를 닦은 후에 소독조를 통과하여 돈사로 들어가게 끔 되어 있다고 한다.

농장에서 놓치고 있는 방역 중에 하나가 작업자의 손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해 보면 손은 돈사 출입문부터 돈사 내에 설치되어 있는 각종 시설물을 만지기도 하며 이와 함께 돼지도 만지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손이 모든 돈사를 다니면서 아무런 세척 과정 없이 무사통과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업자의 손은 질병 전파의 또 다른 원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네덜란드의 경우에는 농장을 들어갈 때 우리가 TV 드라마의 수술실 장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브러쉬와 비누로 손을 닦는 것과 똑 같은 시설이 있다고 한다.

사실은 방역이라는 것이 간단하지만 실행하기에는 번거로움이 따르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이러한 작은 실행과 철저함이 내 농장의 돼지를 질병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올 겨울철은 각종 소모성 질병이 만연한 할 것으로 판단된다. 가장 기본이 되는 방역에 대해 내 농장은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