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통되는 계란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채란농가와 계란유통인 모두를 위한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한걸음 더 나가 한국양계산업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사)한국계란유통협회 강종성 유통위원장을 만나 최근 계란유통업계의 현황을 들어보았다.
계란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1980년 8월에 군에서 제대를 하고 난 후 전공인 전자, 통신분야 쪽으로 진로를 정해야 하는가 고민을 많이 했지요. 그 당시 작은 아버지께서 구로동 시장에서 계란 도, 소매업을 하고 계셨어요. 작은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도와주면서 용돈을 얻어 쓰고 있었는데 작은 아버지께서 제게 제안을 하더군요.
특별히 장래의 진로를 정하지 못했으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도와주게 3년 후 이 계란가게를 자네에게 물려줄테니 한번 해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라는 제안을 뿌리칠 수 없어 시작하게 됐지요.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계란유통업으로 한번 성공해 보자는 마음을 먹은 후 13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연중무휴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하루 4∼5시간 잠을 자고 나머지 시간에는 계란에만 매달렸습니다. 3년이 지나 계란매장을 인수 후엔 사업규모가 점점 커지자 매장 한곳으로는 감당하기가 어려워 가리봉동 지역에 계란매장을 다시 내어 두 곳의 매장을 운영하기도 했었습니다. 처음 상호인 "유림상회"와 "당진농장"으로 상호를 사용하고 있으며 95년에 금천구 가산동 현 위치로 이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26년동안 한눈 팔지 않고 한우물만 파오며 계란유통사업체를 일으켰는데 비결은 무엇입니까
저는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할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 밑에서 누리는 행복을 모르고 자란 저는 가난이 뼈에 사무쳤습니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고 싶었습니다. 처음 계란판매를 할 때 참 재미있어 열심히 했지요. 이것이 살길이라고 생각하고 앞만 보고 열심히 했습니다. 차츰 눈을 뜨게 되니까 주위를 돌아볼 수 있더군요.
그런데 저보다 오랫동안 매출규모도 큰 계란유통사업을 하시던 분들이 하루아침에 어려움에 직면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계란유통업은 철저히 자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실패율 100%입니다. 근면하고 성실해야 합니다. 심은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지요. 이 말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계란유통업입니다.
편법을 쓰거나 요령을 부리거나 단번에 일확천금을 노리고 계란유통업에 뛰어들었다가는 백전백패하고 맙니다.
저는 채란농가 12곳과 오래 전부터 유대관계를 맺으며 계란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이 분들과의 신뢰를 돈독히 쌓아왔고 앞으로도 쌓아갈 것입니다.
저와 거래하는 채란농가에 지금까지 피해를 준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대금결재를 깔끔하게 하고 있고 지금과 같이 계란판매가 부진할 때도 약속한 날자를 준수하며 계란을 실어와 거래농장이 체화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해 왔습니다.
모든 일에 적용되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성실, 근면, 신뢰를 버리지 않는다면 성공적인 계란유통업을 할 수 있습니다.
계란유통업을 시작 할 때부터 납품하는 업체와 지금까지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곳이 많은 것으로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80년대 초부터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제 매장의 계란을 찾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계란을 납품할 때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주로 이용했던 시절입니다. 식당, 구멍가게, 계란소매상 등 고객들이 많이 있는데 지금도 잊지 않고 저를 꼭 찾아 계란을 주문하는 분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이 분들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분들이지요. 이 분들이 제 사업의 토양이 되어서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요.
지금은 그 당시보다 거래선이 다양하게 늘어났습니다. 유통마트도 있고 식자재 전문업체, 기업체식당, 계란 도,소매업체 등에 저의 매장을 통해 성수기에는 하루에 30만개, 비수기에는 25만개 정도의 계란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옛날처럼 자전거로만 납품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운송차량을 한, 두 대씩 구입하다보니 지금은 차량을 9대 가지게 되었지만 지금도오토바이를 가지고 있고 인근의 거래체에 제가 오토바이를 손수 몰고 납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선하고 깨끗한 당진농장" 을 모토를 창업초창기부터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계란을 보급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을 위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많은 배려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직원들을 위해 어떤 일들을 하십니까
저의 당진농장매장 칠판에 "기본을 명심하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하자" 라는 문구를 써놓아 매일 한번씩 읽고 업무를 시작하라고 일러두고 있지요.
사실 계란유통업 종사자들은 힘들게 일하고 있습니다. 업무자체가 노동집약적인 일이라 힘을 많이 써야하는 일이지요 이 일도 3D업종이다보니 젊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직업입니다.
업무특성상 재무관리와 물품관리는 믿고 맡길만한 사람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부나 가족이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을 많이 사용해야하고 서서 일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손가락, 손목,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가기도 하지요. 오랫동안 이 일에 종사한 사람들은 손과 손목이 온전한 경우가 거의 없고 허리통증도 많이 호소합니다. 일종의 직업병이지요.
영업, 관리업무직원 구하기도 힘들고 어렵게 구하면 2, 3일 일하다 아무 말 없이 그만두는 경우가 적지 않지요. 그래서 직원을 채용할 때 신중을 기해 채용합니다. 성실하게 장기근속을 하는 직원 중 본인이 계란유통업을 할 의향이 있을 경우 제가 적극적으로 후원합니다. 매장도 마련해 주고 계란물량도 지원해 주고 일부 거래처를 관리하도록 재정, 물량, 거래선 등 독자적으로 사업체를 경영할 수 있을 때까지 후원을 해주고 있는데 지금까지 직원으로 근무하다 계란유통업체를 운영하는 이들은 모두 기반을 닦았습니다. 사업에 성공해 저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건실한 사업체로 키운 사람도 있습니다.
요즘 대기업에서 계란유통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계란시장을 많이 잠식하고 있습니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어떤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막대한 자본과 조직을 가진 대기업과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중·소유통인들이 우리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시위한다고 물러설 그들도 아니고요. 우리가 변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 유통인들은 계란을 납품하면서 냉장차량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는 전근대적인 방법으로 거래처에 납품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신선도나 위생적인 면에서 계란관리를 그들보다 잘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얼마전 고병원성AI가 터졌을 때 소비자들은 어떠했습니까. AI에 감염 되도 시중에 유통되는 닭고기와 계란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됩니까. 그 여파로 저 뿐만 아니라 양계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고통을 당하고 계시질 않습니까
춥고 배고팠던 시절, 없어서 못 먹던 시절과 상이한 오늘의 소비자 의식구조를 간파하고 이에 걸맞는 계란유통시스템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무한경쟁구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우선 체인콜드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절실합니다. 이일은 위해 저희 (사)한국계란유통협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 중 하나입니다.
구체화시켜 꼭 실현 될 수 있도록 최홍근 회장님을 중심으로 임원들이 하나로 뭉쳐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특화된 상품개발에 주력해야 합니다. 신선도 뛰어난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든지, 영양적인 면에서 특화된 상품을 개발하든지, 기능성이 뛰어난 제품을 개발해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 할 수 있는 기능물질을 첨가한 고기능성 계란을 출시하는 등 특화된 상품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공급해야 살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산지의 계란을 실어와 거래처에 납품하는 수준에 머물던 것에서 한 걸음 더 나가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계란상품 개발로 구매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한국계란유통협회 유통위원장으로 대한양계협회 채란분과위원회 난가조정관계자들과 객관성을 지닌 언론사와의 협의를 거쳐 난가시세를 발표하고 있는데 어느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난가발표가 이뤄지고 있습니까
(사)한국계란유통협회 전신인 한국계란유통연합회 시절부터 유통위원장을 맡아 난가시세 조정업무를 해오고 있습니다.
이 업무는 쉽고도 어려운 일입니다. 전국의 계란시장 흐름을 언제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하고 채란농가의 계란 생산량, 적체상황 등 전반적인 생산동향과 시장에서의 흐름을 꾀뚫고 있어야 합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는 전국의 소비동향까지 예의 분석해 난가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양계협회 채란분과 위원장과 객관성 있는 언론사와의 협의를 거쳐 난가를 고시하게 됩니다.
분명한 것은 생산자와 유통인들이 상생해야 한다는 점을 늘 염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 없는 난가조정이 있었지만 이점을 잊은 적은 없었습니다.
아무리 원만한 합의로 난가조정이 이뤄진다 해도 생산자와 유통인 모두 만족하는 난가발표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현대양계 06년 10월호 기획특집 '계란가격과 유통'이라는 제하의 글을 기고한 김모 교수께서 P42에 "계란판매대전이 현찰이 아닌 2∼3개월짜리 어음으로 결재되는 사례가 많아 계란 농가의 현금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쓰셨는데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쓰신 겁니다. 현재 (사)한국계란유통협회에 소속된 계란유통인들은 채란농가와 거래시 95%이상 현찰로 대금결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전국의 계란유통업에 종사하는 2,500 여명 중 어음으로 결재하는 분이 있다고 한다면 그 수치는 아주 미미할 것입니다.
아주 극소수의 결재방식이 유통인 모두가 그렇게 하고 있는 것처럼 잘못 쓰신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최근 양계협회 채란분과 관계자들과 DC폭을 줄여 나가기 위해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문제의 해결방안은 있는지요
먼저 채란농가의 생산과잉이 문제라고 봅니다. 현재 적정사육수수보다 약 400∼700만수 많은 것으로 통계자료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적정사육수수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봅니다.
또한 대군사육농장에서 생산과 유통을 함께 하고 있는데 이들 농장에서 계란을 팔고 남은 잉여물량을 싼값에 내놓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계란을 매입한 유통업체에서는 싸게 매입한 가격을 다른 채란농가의 계란을 살 때 기준으로 삼아 계란가격을 흥정하게 되고 이일이 되풀이 되다보면 DC폭이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됩니다.
업계의 시장구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계란 유통인들이 무조건 싼값에 매입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것처럼 오해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싼값에 사가라는 제안이 채란 농가에서 유통인 에게 의뢰가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시장원리대로 생산 - 유통 - 소비의 단계를 거쳐 순환되는 것이 원칙인데 생산과 유통을 함께 하는 생산업체에서 유통질서를 흐트러뜨리는 것이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계란유통업에 종사하는 분들도 과거보다 많아진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유통인들은 건전한 사고와 마음을 가지고 생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일부유통인 들이 상호간 과당경쟁으로 계란제값받기를 시행하자는 (사)한국계란유통협회 결의사항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저희 유통협회에서 일정기준을 정해 그 기준에 적합한 요건을 갖춘 사람만 계란유통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하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림부장관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수상소감과 협회발전을 위한 계획을 들려주시지요
부끄럽습니다. 그렇게 잘한 일도 없는데 제게는 과분한 일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협회 일을 해 오면서 유통인 들에게 윈칙을 철저히 지켜왔다고 생각합니다. 회원 상호간 인화와 단결에도 나름대로 힘써왔는데 이런 일들을 높이 평가해 주셔서 수상자로 결정된 것 같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생산인과 유통인들의 관계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해 말 그대로 상생의 길을 함께 걷는 윈-윈 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사)한국계란유통협회가 발족 된지 2년이 지났습니다. 협회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시는 회원이 계십니다만 방관적인 자세를 갖고 협회에 동참하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협회 중앙회를 비롯한 전국 지부 조직 강화와 활성화하는데 시간을 할애할 생각입니다. 또한 이제부터라도 정부당국에 생산인은 생산에 전념하고 유통인 들은 유통에 전념할 수 있는 제도보안과 행정적인 지원요구도 강화할 생각입니다.
소비자에게 위생적이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위한 기본적인 소양과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하고 계란의 품질, 보관, 관리, 유통체계에 관한 전반적인 교육프로그램도 시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당국에 건의해 시행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끝으로 계란유통에 젊음과 정열을 쏟아 붓다보니 어느새 27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중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마음으로부터 성원해 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지면으로나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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