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 후두기관염(ILT)는 닭의 급성 호흡기 질병으로 결막, 기관, 기관지 후두에 심한 염증을 일으키며 주로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다발한다.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며 거의 모든 닭에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는 ILT 바이러스의 특징과 잠복감염에서의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바이러스의 특징
ILT바이러스는 허피스바이러스(Herpes virus) 속의 ILT 바이러스이며 사람에서 대상포진(헤르페스)과 입술주위의 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Herpes Zoster simplex)와 동일한 종이다. 사람의 입술주위 염증은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이며 보통 접촉 감염을 통해 전파된다. 감염 후 삼차신경절에 잠복하여 면역력이 떨어질 때 마다 입술주위에 염증을 일으켜 보기 흉하게 만든다. 이러한 허피스 바이러스는 존재부위에 따라 입술주변에 존재한 Type1 바이러스와 성기를 포함한 몸통에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Type2 허피스 바이러스로 나뉜다. Type 1의 경우 전세계 성인의 60~90%가 감염되어있다고 한다.
한번 감염되면 신경절에 잠복하면서 면역에 따라 발병이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잠복감염(Latency infection)이라 부르며 바이러스가 숙주의 면역을 피해 바이러스 모양을 띠지 않고 숙주내에 자신의 DNA를 삽입하여 DNA 형태로 존재하다가 면역이 약해질 때 일정한 단백질이 발현되면서 바이러스를 만들어 배출하게 된다.
사람에서와 마찬가지로 닭에서의 허피스 바이러스도 신경절과 호흡기에 오랫동안 감염을 일으킨다. 그러나 주로 바이러스가 남아있는 것은 삼차신경절에 잠복이 이루어지고 호흡기계에는 거의 대부분 바이러스의 DNA가 남아있지 않는다. 이러한 잠복감염은 닭에서 면역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시점에 ILT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산란이 피크로 올라라는 시점, 여름철 더위 스트레스, 환절기 기후변화 등은 잠복 바이러스를 깨우는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
백신의 종류에 따라서 이러한 잠복감염을 막는 정도가 다르다는 연구가 있다. 네가지 시중의 백신을 비교하여 백신을 실시하고 야외 바이러스로 감염시킨 후 7일에 삼차신경절과 기관에서 바이러스의 DNA와 백신 DNA를 PCR-RFLP(중합효소연쇄반응법-제한효소절편길이다형성) 방법으로 비교했을 때 삼차신경절에 남아있는 바이러스는 차이를 보인다. Vaccine viral DNA는 백신바이러스를, challenge viral DNA는 감염된 필드바이러스의 DNA를 말하며 두 바이러스가 혼합된 형태의 Vacccine and challenge viral DNA의 형태로도 신경절에 남아있게 된다. 표에서 보이듯 백신 A(Nobilis ILT; 인터베트)만 백신바이러스가 존재하고 나머지 백신들은 야외 바이러스와 백신바이러스가 공존하면서 완벽하게 필드바이러스를 방어하지 못하였다. 기관에서 남아있는 바이러스 DNA를 나타내며 역시 Vaccine A 만이 완전하게 잠복감염을 방어할 수 있는 백신으로 평가되었다.
ILT 감염의 특징
ILT의 증상으로는 비루, 결막염, 심한 호흡기의 출혈이며 호흡기도의 출혈과 염증이 호흡기도를 막아서 호흡곤란이 일어나 개구호흡을 하게된다. 기관과 코의 혈액 삼출물을 관찰할 수 있으며 심한경우 바닥에서 혈담을 관찰할 수 있다. 초기에는 50%이상의 폐사가 일어나기도 하였으나 바이러스가 전파되면서 점차 병원성도 약해지고 만성화되며 지역에 상재하는 경향이 생겼다.
ILT가 전염되는 경로는 양계장 사이에 사람이나 차량을 통해 전파되며 계군간에는 사양기구나 관리자를 통해 전파된다. 닭에서 닭으로의 전염은 점액이나 기침시의 비말이 눈이나 비강, 호흡기에 들어가면서 이루어진다.
바이러스의 전파는 비교적 느리기 때문에 계사의 한쪽에서 병이 발생하면 한 동 전체에 전파될 때까지는 눈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의 시간차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한쪽 끝에서 질병이 시작되면 다른 쪽 끝에서 백신을 시작하는 것이 이 질병의 방어 권장사항 중 하나이다. 백신을 실시하면 면역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보통 점안접종의 경우 4~5일 정도 지난 후에 시작이 되며 1주일 정도 바이러스가 증식을 한다. 바이러스 증식은 국소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혈중을 타고 다른 장기로 이환되거나 하는 바이러스혈중상태(viremia)는 드물다.
바이러스 혈중상태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항체를 통한 방어는 의미가 없고 세포성면역(점막 상피의 국소면역)이 효과적인 방어를 만들어 준다. 같은 개념으로 모체항체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모체항체 때문에 백신이 방해를 받지도 않는다. 하지만 14일 이전의 백신은 크게 효과가 없다. 혈청검사를 통해 백신을 실시했는지 여부의 평가는 가능하지만 혈청의 역가와 방어능력은 무관하다.
ILT 감염의 진단은 바이러스를 직접 장기에서 분리하거나 감염초기에 면역형광 염색법, PCR등의 항원을 직접 찾아내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조직검사를 통해 호흡기도나 결막에서 inclusion body를 찾아내는 방법도 이용된다. 그러나 항체로 진단하는 방법은 잘 사용되지 않는다.
백신 방법과 주의사항
ILT 백신의 가장 큰 주의사항은 다른 호흡기 백신(ND, IB)와 최소한 10일 이상(2주이상이 바람직) 간격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IB바이러스와 혼합해서 백신을 했을 때 상호 간섭현상을 일으키며 폐사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IB 백신을 실시하고 3일 후 혹은 같은 날에 ILT 백신을 했을 경우에 단독으로 했을 때보다 폐사가 증가하고 (IB 분무백신의 경우 더욱더) 백신간의 간격만큼 폐사진행도 늦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잇다.
음수백신이나 분무백신은 점안에 비해 효과가 매우 낮다. 음수백신은 용량을 높여서 투여하여야 그나마 잘 되고 균일도가 떨어지므로 부득이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분무백신 역시 균일도가 떨어지며 일부만 방어가 되고 방어율이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일부의 경우에는 100% 방어가 되었고 일부의 계군은 거의 전체가 증상을 일으킨 결과가 보인다. 혹자는 분무접종시 ILT의 부작용을 염려하지만 호흡기 부작용 보다 백신균일도가 낮기 때문에 선호되지 않는다.
점안접종을 했을 때 가장 뛰어난 방어효과를 볼 수 있으며 점안 접종 시 주의사항은 정확한 용량이 눈에 접종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접종기술 미숙으로 눈에 노즐이 직접 닿는 일이 없어야 한다. 백신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희석즉시 사용하여야 하며 손의 온도로 인해 백신이 따뜻해지므로 가능한 빠른 시간(최대2시간)내에 희석한 백신을 사용하도록 한다.
보통의 경우 1차 백신을 4주~6주에, 2차 백신을 14~16주에 실시하나 최근 들어서 1차백신을 생략하고 2차만 실시하는 농가들의 경우에는 주변의 발병상황을 잘 고려하시고 2차시기를 10주 이내로 당겨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LT 백신은 접종 후 최대 1년까지 면역이 유지되므로 방어기간이 넘어선 시점에 주변에 발생이 보고되면 재접종을 고려 할 수 있다.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는 증상을 완전히 치료 한 후 백신을 접종하고 백신후에는 환기가 충분히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한다. 면역에 따라서 백신 후 2차 세균 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광범위 항생제의 투여도 질병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