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10년간 양계전문동물병원(연구소)을 운영해 오면서 실험실 검사가 병행된 진단의 가치와 필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경험해 왔다. 그 중에서도 계군에 대해 정기적으로 실시해 온 혈청 모니터링은 매우 중요한 가치로 인정할 수 있다. 혈청검사는 혈액속의 항체역가를 측정하는 것으로 질병 경과의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그 가치가 감소될 수도 있겠으나, 꾸준히 실시함으로써 농장에서 일어나는 질병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는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혈청모니터링 결과를 농장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계군에 대해 일정 간격으로 꾸준히 실시된 모니터링 결과를 일정 기준으로 분석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데, 여기에서 제한된 사고는 금물이다.
1. 별로 값진 것으로 여겨지지 못해온 혈청 모니터링
지난 많은 세월동안 농장에 대해서 실시해 오던 혈청검사의 대부분은 일과성이며 단순 서비스차원에서 간헐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한 검사들이 나름대로 모니터링의 결과들을 표현해 왔었다면 그것도 그 자체로 가치 있게 여겨졌을 것이다. 그러나 비정기적으로 이 기관 저 기관에서 실시해온 모니터링 결과들이 가치 있게 사용될 수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이런 결과로 근래에 단순 혈청 및 질병 모니터링을 실시해 온 일부 회사들이 서비스를 중단할 움직임까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혈청 모니터링은 계군의 질병을 관리하는 자가 필요에 의해서, 필요한 간격으로, 필요한 종류의 질병을 모니터링 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간 별 가치 없게 여겨오면서 시행되어온 혈청 모니터링의 패턴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농가들도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모니터링의 효과를 경험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대가도 당연히 지불해야 한다고 흔쾌히 생각하는 농장이 많아지고 있다.
2. 변화무쌍한 항체역가의 변화를 단순히 보면 안된다.
모체이행항체가 소실되는 시점은 대략 3주 정도로 보면 되는데, 이 시점에서는 백신접종 프로그램이나 백신의 적용방법에 따라 상당히 대비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ND의 경우 모체이행항체가 하락되는 기간 동안 어떤 방법으로도 항체상승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으나 효과적인 분무백신과 사독백신의 운영으로 모체이행항체 최저점을 극복하고 빠른 항체역가의 상승을 도모할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육성과정에서의 모니터링 결과는 매우 변화가 크므로 이 과정에서 항체역가의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검사 간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특정 검사항목의 경우 10일 단위로 등락을 기록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검사 간격이 클 경우에는 실제로 계군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전혀 분석할 수 없게 된다. 본소에서는 모체이행항체의 측정에 이어 11일령, 21일령, 31일령의 항체역가의 변화를 측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3차례의 분무가 해당 일령에 실시되기 때문이다. 그 후로는 50일령, 80일령~100일령, 1.5~2개월 간격의 정기검사를 계군이 도태되기 직전까지 실시하고 있다.
3. 항체역가의 제한된 틀을 벗어난 사고를 가져야 한다.
HI(혈액응집억제반응) TEST는 96well microplate를 이용해서 2배수 희석을 한 후 혈구응집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이 plate는 12 8(가로 세로) 줄로 되어 있어서 보통 8개의 검체(혈청)를 12단계까지 검사할 수 있다. 그런데 만일 한 계군 15개의 혈청이 모두 12(HI역가)를 기록했거나 많은 수의 혈청이 12를 나타낸다면 그 12 가운데에는 12가 넘는 HI가에 해당하는 개체의 혈청이 있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12까지라고 제한된 사고를 가지고 혈청검사를 분석하는 경우와 12가 훨씬 넘을 수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분석하는 경우 계군을 보는 시각에 엄청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사실에 입각하여 누적된 항체역가의 변화를 주의 깊게 분석해 보면 한층 깊은 차원의 분석이 이루어지게 되고, 생각지 못했던 계군에 대한 항체역가의 변화 추이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가 생기게 된다.
4. 혈청 모니터링은 질병 진단의 시야를 넓게 해준다.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혈청 모니터링의 많은 케이스 속에서 부수적으로 얻어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질병을 보는 시야가 깊고 넓어졌다는 것이다. 4계절 지속적으로 실시되는 혈청 모니터링은 계절별 질병의 추이와 동향, 그리고 계군이 질병에 견디거나 무너지는 색다른 경우,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원인, 환경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 올바른 백신프로그램의 검증,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질병의 출현 등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게 해 준다.
ND와 LPAI와 같은 질병은 년 중 발생이 이어진다. 그러나 혈청 모니터링을 실시하지 않으면 계군에 질병이 감염되었다 회복 되었는지 알 수 없다. 알 수 없음이 질병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계군 수가 많은 농장의 계군에 특정 질병이 순환되어 발병하는 경우 해당 질병의 항체역가는 좀처럼 하락하지 않는다. 이를 알지 못하면 항체역가가 높게 나타나 검사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백신으로 얻을 수 있는 항체역가와 야외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일어나는 감염항체역가를 정확히 구분할 수 없을 경우엔 백신과 감염에 의한 항체 역가의 현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없게 된다.
계군에 대해 지속적으로 혈청 모니터링을 하다보면 질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정보를 얻게 되어 질병을 진단하는데 있어 넓은 시야를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HI 결과를 가지고 계군에 대한 꾸준한 검사를 하기 위한 기본조건
같은 기관에서의 지속적인 검사 (동일한 검사원에 의해 실시)
정기적인 혈청모니터링 (1개월 2개월)
신속한 검사결과 (상황에 따라서는 2일 이내)
누적된 검사결과
ND 공격접종 결과의 HI(Log2)의 범위
2 또는 그 이하 : 100% 폐사(mortality)
2 25 이하 : 10% mortality
25 26 이하 : 0% mortality
26 28 이하 : 심각한 산란저하를 겪고 회복후의 HI는 214정도까지 상승
29 211 : 산란저하 없음, 회복후의 HI는 212정도까지 상승
212 214 : NO mortality, 산란저하도 없음.
(참고 : Newcastle Disease Vaccines, 1978, Dr. W. H. Allan)
5. 혈청 모니터링시 추가적으로 점검해야 할 사항
산란 전에 실시되는 AE(닭뇌척수염)의 경우 백신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백신접종 일정기간 후 항체역가를 측정해보면 전혀 역가가 형성되지 않은 경우가 종종 발생할 수 있다. AE는 급격한 산란저하를 일으키는 질병이므로 백신에 의한 항체역가가 형성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뜻하지 않은 피해를 겪을 수 있으므로 정기적 혈청 모니터링을 통하여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때 검사는 ELISA를 이용하면 된다. 또 IBD(감보로병)에 대해서도 모체이행항체와 백신의 결과를 모니터링 하여 농장에서 실시하고 있는 백신프로그램의 결과를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백신이 개발된 LPAI(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의 경우 백신을 실시하기 전 육성계군이 이미 LPAI에 감염되었다가 회복되었을 경우에는 백신을 생략해도 되므로 백신 실시 전 LPAI에 대한 항체형성 여부를 검증하는 것도 농장 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외에도 많은 항목을 다양한 검사방법으로 검사할 수 있겠으나, 농장의 질병을 관리하는 수의사의 경험적 판단에 따라 추가 검사를 실시하여 계군에 대한 많은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6. 혈청검사 모니터링은 반드시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혈청검사 횟수를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말한다면 육성과정, 특히 50일령 이전에는 모체이행항체의 변화와 그에 연관된 사독 및 생독백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 약 10일 간격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본소에서는 육성중인 계군에 대해서 1일령, 11일령, 21일령, 31일령, 50일령의 검사를 기본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기간에 잦은 검사가 실시되는 이유는 이 기간의 혈청에 항체변화가 많이 나타나고, 실시되는 백신의 횟수와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기간은 ND와 같은 특정 질병이 이환될 경우 심각한 피해를 겪을 수 있는 기간이므로 실시된 백신프로그램이 질병에 이환되더라도 안전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잦은 혈청검사를 실시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정 일령에 실시해야 하는 이유는 정해진 백신프로그램의 결과를 다음 백신프로그램에 반영하기 위해 기준이 되는 일령을 설정하여 모니터링을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만일 혈청검사를 자주 실시하지 않으면 특히 육성과정에서의 변화무쌍한 항체역가의 변화를 놓치게 되고 그로 인해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여 엉뚱한 처방을 혹은 엉뚱한 백신프로그램을 설정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
정기적으로 혈청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년 간 정기적으로 실시된 혈청모니터링의 결과는 농장의 중요한 질병발생 정보를 알게 함으로써 질병에 대처하는 방법을 깨닫게 해 준다는 것이다. 필자가 실시하고 있는 각 농장에 대한 정기 모니터링은 각 농장들의 질병발생 상황을 알게 해 주고 그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는데 좋은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본소에서는 정기적인 검사결과를 일령별로 누적되게 표시함으로써 한 눈에 년 간 질병발생 상황을 파악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지 않고 부 정기적으로 실시하거나 혹은 문제가 될 때에만 실시하는 혈청검사는 단순 상황을 알려주는 극히 제한된 정보가 될 수밖에 없다.
7. 새로운 정보를 알게 해 주는 혈청 모니터링
막연한 지식을 구체화 해주는 역할을 혈청 모니터링이 담당한다. 예를 들어 모체이행항체의 감소시기를 알기 위해서는 많은 계군의 모체이행항체와 그 감소정도를 검사해보면 알게 된다. 모체이행항체의 감소시기를 아는 것은 좋은 백신프로그램을 작성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더 나아가서 모체이행항체의 단순 감소를 보이는 시기에 시도된 다양한 백신 방법들로 모체이행항체의 감소시기에 오히려 항체역가를 상승시키는 방법들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며, 이러한 백신프로그램의 실행이 옳다는 것을 입증해 주기도 한다. 앞서 언급하였지만 어린 일령의 닭에 나타나는 변화무쌍한 항체역가의 추이를 다양하게 검사해보지 않고는 알 수도, 인식할 수도 없는 것이다. 여름철에 ND가 계군에 이환되었던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농장주와 농장관리자들도 인식할 수 없는 질병의 경과를 혈청 모니터링은 정확하게 표현해 줄 수 있다. 동절기라 하더라도 ND등을 잘 견뎌낸 계군들의 상황까지도 혈청 모니터링은 정확한 정보를 알려준다. 심지어는 질병에 이환된 계군이 감염과 동시에 피해가 발생하는 지, 아니면 일정기간 견뎌내는 지를 계사의 특정부분(발병지역)을 검사함으로써 알 수 있게 된다. 년 중 ND에 자주 노출된 노계군에 대해서는 ND의 이환이 계군에 아무런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 결국 혈청 모니터링은 질병관리자들의 시야를 넓게 해주므로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사고의 범위를 확장해 주는 중요한 기능을 발휘한다. 계군의 숫자가 많은 농장에서 혈청 모니터링을 통하여 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농장 내에서 상재하고 있어 계군에 순환되는 정보이다. 계군수가 많은 농장의 특징은 ND와 같은 상재질병의 순환을 혈청 모니터링을 통하여 입증할 수 있다. 계군의 숫자가 많다는 것은 어쩌면 ND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가장 기본적인 관리사항을 이행하는 것을 전제로 가능한 것이다.
8. 혈청 모니터링 분석은 상당한 경험적 지식을 요구한다.
일회성의 계군 혈청검사로 그 계군의 현재 상태를 분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설령 누적된 검사결과를 놓고 계군을 진단한다 하더라도 혈청검사의 폭넓고 심층적인 경험이 없이는 결과를 잘못 해석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경험 없이 내리는 분석은 간혹 계군을 잘못 운영하는 경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9. 같은 기관에서 지속적인 검사를
혈청 모니터링은 반드시 같은 기관에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은 검사기관에 따라 결과상의 차이가 다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기관이 결과가 높고 어느 기관은 결과가 낮고 하는 식의 생각은 결코 옳지 않다. 다만 같은 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한 검사결과를 누적해서 분석하면 그 모니터링의 결과가 의미하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본소에서 실시하는 최근 검사 결과들을 보면 ND의 지속적인 감염의 결과가 큰 피해를 나타내지 않고 지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임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질병이 없다"는 단순한 지식적 사고로는 복잡한 혈청 모니터링의 결과를 수용하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