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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언론보도, 침소봉대(針小棒大)로 양계업계 붕괴

파란알 2008. 7. 23. 08:13


상시 방역체계구축과 감성 아우를 수 있는 홍보전략 필요

이희훈 대표이사

(주)특수축산

일부 언론들이 조류 인플루엔자를 과장보도하고 인체감염 위험 등 국민들에게 왜곡 보도함으로써 양계업계에 치명타를 가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으로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닭고기를 비롯한 오리고기 등 가금육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이미 판정이 나왔다. 감염 조류와의 직접 접촉시에나 일시에 다량의 바이러스에 호흡기가 노출되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노출되었다고 모두 감염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감염조류와 직접 접촉되는 경우에만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지 조류와의 접촉이 없는 일반 국민들은 감염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학계와 연구기관의 연구결과이다.
인체에 조류 인플루엔자가 감염되는 경우는 호흡기 감염만 가능하다. 그것도 일시에 다량의 바이러스와 직접 접촉시에 가능하므로 살처분에 동원된 인부나 농장주, 수의사 등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K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 아무개 전문의는 언론기관과 인터뷰를 통해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인한 인체감염 위험요소를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으로 보도케 하는 등 국민들의 눈과 귀를 혼동시키고 마치 조류 인플루엔자가 큰 재앙이나 몰고오는 양 침소봉대했고 일부 언론은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앞뒤를 가리지 않고 뇌화부동했으니 유치하고도 치졸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설령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했더라도 이로 인해 폐사된 닭은 유통될 수 없다. 혹시 재래시장 등을 통해 유통될 가능성도 전혀 없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철저한 감시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다. 특히 닭고기에서의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70 에서 5.5초면 완전히 사멸된다.
더욱이 우리나라 닭고기 요리 방법은 삶거나 튀기는 방식으로 100 이상에서 삶거나 160~180 에서 튀겨지므로 바이러스가 존재할 수도 없지만 설령 있다손 치더라도 아무런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닭고기를 생선회처럼 생식하는 국민들이 있다면 혹시나 하는 우려를 낳을 수 있지만 언어도단이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어디까지나 가금류에서 발생되는 질병일 뿐이다. 생물인 닭을 사육하다보면 어찌 이 질병뿐만 있을 수 있겠는가. 여러 가지 질병이 발생할 수 있고 방역당국은 사육농가와 더불어 만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이다.
가금류에서 발생한 질병 하나를 놓고 전국이 떠들썩하게 언론들이 앞다투어 마치 무슨 특종이나 되는가 싶어 대서특필하고 있는 사태는 국민을 오도하는 결과를 자아낸 것이다.
조류 인플루엔자가 예년과 달리 겨울철이 아닌 봄철에 발생했지만 토착화된 질병으로 보지 않는 것이 학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문제는 토착화되기 전에 감염고리를 강력하게 차단, 특정 시기가 아닌 연중무휴 상시방역 체계를 갖추고 토착화되지 못하도록 방역체제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또 발생되서는 안되겠지만 일부 언론들의 침소봉대로 국익은 물론 사육농가와 관련업계에 치명타를 가했다는 점에서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고 냉엄하게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마치 쇠뿔을 고치려다 소까지 죽여서는 안되며 재미로 던진 돌에 연못의 개구리가 목숨을 잃는다면 이 얼마나 경탄을 금치 못할 일이 아니겠는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새로운 진로와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기이다.
첫째, 오보 이후의 TV, 신문사, 방송사 등의 항의 방문이나 엉뚱한 논리전개 이후가 아닌 사전 홍보시스템 구축이 요구되는 것이다.
설령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했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가금류의 질병일 뿐이며 대서특필되는 보도용이 아니라는 사실이 먼저 언론사에 전달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당국과 관련단체, 업계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홍보하는데 전력투구했으나 소비자들은 먹거리 특히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만큼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이 점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논리적이고 사실적인 차원에서는 수긍했으나 감성적인 부분에서 계산물을 기피했기에 소비자들의 감성에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 가금육이 안전하니 많이 먹자는 고리타분한 시식참여 위주의 전시적 행사는 이미 옛날 옛적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이 같은 시식 행사는 비단 이번뿐이 아니었고 다른 농수산물에서도 으례 단골 메뉴로 등장했고 고위층 인사들이 함께 시식하는 구태의연한 행사는 이제 저버려야한다.
지금 어떤 국민이 누가 먹었다고 뒤따라 먹고 안먹고를 결정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어찌보면 우리는 시대를 앞서가지 못하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철저한 방역체계구축과 연중상시 방역체계구축은 물론 대국민 언론보도 방향 설정과 집행, 소비자들의 이성과 감성까지 아우를 수 있는 홍보전략이 재정립 되어야 할 것이다.
만에 하나 또다시 이같은 사태가 반복된다면 우리나라 양계산업은 깊은 늪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완전붕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까지 비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