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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과 계란

파란알 2008. 3. 22. 09:35
감사의 표시로 채색계란 선물한 것이 기원

그리스어로 파스카(Pascha)라고 하는 부활절의 역사적 기원은 명확하게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까지 계승되고있는 교회사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일이다.
그리스어나 프랑스어의 호칭은 히브리어 유월절인 Pesa에 기초하고 있고 영어 Easter와 독일어 Ostern 은 튜튼족 봄의 여신인 Eostre에서 파생되었다.
초기에는 유월절에 따라 유대력 니산월(태양력의 3∼4월) 14일을 부활절로 정하고 축하하는 교회와 그 다음 일요일을 부활절로 지키는 교회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부활절을 해마다 지켜야 한다는 규정은 없었다.
로마에서는 알렉산드리아의 태양력의 영향을 받아 BC 46년 이후 그리스도가 부활한 날이 일요일이었기에 니산월 14일 다음 일요일을 부활절로 지켰는데 이것은 그레고리력에 따른 것이다.
오늘날의 부활절은 제1회 니케아 공의회에서 결정된 것으로 춘분 후의 최초의 만월 다음에 오는 첫째 일요일이다. 그러므로 3월 22일부터 4월 26일 사이에 지켜진다.
부활절에는 세례·학습, 참회자의 위로, 죄수의 석방, 가난한 자의 구제, 교역자 위안 등 행사를 주로 가졌다.
그리스도 부활을 기념하는 기독교 축제 의식은 처음에 이교도의 축제의식을 도입하면서 비롯되었다. 부활의 여신 Eostre의 상징이 토끼이어서 유럽의 부활절축제에 토끼가 등장하게된다.
부활절 토끼는 1770년대에 펜실바니아의 네덜란드인 마을에 도착한 독일 정착민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간다.
아이들은 집, 창고나 정원에 예정된 장소에 토끼의 둥지를 만들곤 했다. 둥지를 만들기 위해서 소년들은 토끼 모자를 사용했고, 소녀들은 보닛을 사용하곤 했다.
그러나 18세기 당시 미국의 기독교는 청교도를 위시해서 엄격한 기독교사상이 대세를 이루어 부활절 토끼는 발붙일 수 없었다.
부활절에 계란이 축제의 주요소재로 등장한 것은 예수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힌 당시로 거슬로 올라간다.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갈보리까지 갈 때 잠시 십자가를 대신 져준 구레네 시몬의 작업이 계란장수였다고 전해진다.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린 뒤에 그가 집으로 돌아가 보니 암탉들이 낳은 계란이 모두 무지개 빛으로 변해 있었다.
이후로 교회에서는 자연스럽게 계란을 부활의 상징으로 사용하기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십자가 전쟁시 한 귀족 부인이 신세를 지며 머물던 마을사람에게 감사의 표시로 부활절에 채색계란을 선물한 것이 오늘의 부활절 계란의 기원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십자군전쟁 때 시녀 두명과 긴 여행 끝에 한마을에 정착한 로잘란드 부인은 마을사람들의 호의로 집과 먹을 것을 제공받는다.
그 당시 유럽에는 닭이 매우 귀한 동물이어서 귀족에 의해서만 길러졌다. 기거하는 마을에 닭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로잘란드 부인은 닭을 구해와 정성껏 기르기 시작했다.
얼마 후 부활절이 되었을 때 로잘린드는 친절한 마을 사람들 호의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어 계란에 정성껏 색칠하고 가훈을 적어 마을 어린이에게 선물한다.
같은 날 오후 로잘린드는 마을에서 떨어져 있는 고개 길을 넘어온 한 소년을 만난다. 중병에 걸린 어머니를 찾아가기 위해서 밤잠도 안자고 걸어 왔던 소년에게 로잘린드는 깊은 위로와 함께 색칠한 달걀 한 개를 주어 가지고 가게 했다.
소년은 여행을 계속하던 중 어느 산길에서 부상당해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병사를 발견하고는 극진히 간호해 주었다.
소년은 망설이던 끝에 어머니께 갖다 드리려던 달걀을 내놓았다. 병사는 그 달걀을 받아들자 깜짝 놀랐다. 자기 집안의 가훈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십자군 전쟁으로 돌아온 병사는 아내를 찾기 위해 오랜 세월 동안 고통스러운 여행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인데 마침내 달걀을 인연으로 부인을 극적으로 만나게 된다.
이일이 시발점이 되어 부활절이 되면 채색한 계란을 이웃에게 선물하는 일이 전 세계로 급속히 번져나가 계란은 부활절축제에 가장 중요한 소재로 자리잡게 되었다.
계란은 다른 음식과는 달리 삶으면 단단해진다. 유대 민족은 난관에 부딪히고 위기를 맞을 때마다 신념과 결의는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더욱 단단해 졌다.
우리의 삶에도 예고 없이 견디기 어렵고 참기 힘든 일이 닥쳐올 수 있다. 이럴 때 식탁에 놓인 삶은 달걀을 통해 난관을 이겨나가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데 다산과 풍요와 소망과 부활을 상징하고있는 계란은 험로를 지난 후엔 반드시 탄탄대로가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