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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곡물시장 동향과 08하반기 국내 사료시장 변화

파란알 2008. 9. 4. 10:06

 

한국사료협회 홍순찬 부장

 

1. 세계 곡물시장 동향

세계의 곡물생산
인류가 식용 및 사료용 등  직접·간접으로 섭취하고 있는 곡물(쌀, 옥수수 등 조곡, 소맥으로 대별됨)은 연간 약 20억톤 정도가 생산되고 있다. 곡물의 생산문제는 인류의 생존권의 문제와 직결되므로 세계 각국은 안정적인 곡물확보를 위해 나름대로 다양하고 다각적인 측면에서 자구책을 강구해 오고 있다. 그러나 기상재해와 생산증가를 앞지르는 소비증가(인구 및 1인당 소비증가/식용, 가공용 및 사료용)로 인해 곡물의 수급은 늘 불안정하였고, 여기에 세계 곡물시장 또한 일부 국가와 일부 메이저들에 의한 독과점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최근의 세계 곡물시장의 생산동향을 살펴보면(2008년 7월에 발표된 미국 농무성의 수급보고서) 2008년도의 총 사료곡물 생산은 10억 6900만톤에 달하고 재고율은 11.0%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생산은 05.% 재고율은 1.6%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사료곡물 중 가장 사용량이 많고 여타 원료의 가격변화에 가장 민간하게 작용하는 옥수수의 2008년도 세계 총 생산량은 7억 7500만톤에 달하고 재고율은 11.9%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 같은 옥수수 수급상황은 지난해에 비해 생산량은 1.7%, 재고율은 5.4%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 중 세계 옥수수 총 무역량의 55.0% 이상을 점하면서 거래가격 형성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옥수수 생산량은 2억 9700만톤으로서 이는 지난해 생산량인 3억 3200만톤보다 10.4%나 감소한 것이며 재고율은 지난해의 12.5%의 절반 수준인 6.7%에 머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8년 중 옥수수 이외의 대두(콩)을 비롯한 전반적인 사료곡물의 생산량이 전년도에 비해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주요 곡물의 재고율이 그 동안 전통적인 안정적 재고수준으로 인식되어 오던 18.0%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함에 따라 세계적인 수급 및 가격불안이 우려되고 있다.

 

세계의 곡물교역
세계의 곡물교역 현황을 보면 연도별로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미국, 아르헨티나, 카나다, 호주 및 EU국가를 비롯한 주요 생산국들에 집중되어 판매자 독점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에 의해 국제적으로 교역되고 있는 수출량은 세계 총생산량의 10% 내외이다. 이 가운데 최대 수출국은 미국으로서 옥수수를 포함한 곡물을 연간 1억톤 정도를 수출하여 세계교역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밖에도 인도,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세계 교역시장에서 수출국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그 수출량은  미미한 실정이다.

옥수수는 세계 총생산량의 약 12.0%정도가 국제간에 교역되고 있으며, 주요 수출국은 미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이다. 그 가운데 미국의 시장점유율이 절대적이어서 주요수입국은 일본, 한국, 멕시코 등이며, 과거에는 러시아와 일본이 총교역량의 절반가량을 수입하였다. 한국의 경우 옥수수 수입량은 해마다 급증하여 지난 2007년의 경우 910만톤(가공용 및 사료용)으로 세계 교역량의 약 11.0%를 수입하면서  일본 다음으로 많은 량의 옥수수를 수입했다.

 

소맥의 경우 연간 교역물량은 총 생산량의 18.0% 수준이며, 주요 수출국은 미국, 호주, 카나다, EU, 아르헨티나 등이며, 이들 5개국이 전체 교역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카나다와 EU, 호주는 연간 약 50백만 톤 내외를 수출하면서 국제 소맥시장에서 미국과 경쟁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으며 소맥의 주요 수입국은 중국, 러시아 등이다.  소맥의 경우는 옥수수와 달리 세계 기상이변 등으로 인해 식용으로의 사용이 불가능한 등외품(Off Grade)이 생산되는 경우 주로 사료용으로 이용되어져 사료용으로의 무역량은 연도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세계의 곡물교역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사안은 전자상거래에 의해 대규모의 물량이 일시적으로 거래된다는 점이다.  특히, 이 같은 점은 세계 경제에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어 수입국의 입장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세계 적인 금융경제의 경색으로 인해 막대한 투기자금(헤지펀드)이 농산물을 비롯한 원자재산업으로 몰리면서 비정상적인 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CBOT(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의 전자상거래가 활발히 진행됨에 따라 가격변동성이 증대되어 우리나라와 같은 수입국의 입장에서 보면 사료곡물의 구매에 따른 위험성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CBOT에서의 주요 거래품목은 옥수수, 소맥 등 곡류원료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나 이 곳에서의 가격이 형성되는 곡류와는 무관한 대두박 또는 여타의 식물성박류 원료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 사료원료 수입가격 동향 및 상승요인
위에서와 같은 요인 즉, 생산량 감소와 재고율 하락, 세계적인 투기자금의 농산물시장 유입과 전자상거래에 의한 가격변동성의 증대 등으로 2006년 이후 사료원료 가격은 한번의 주춤거림도 없이 지속적인 상승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원료가격의 상승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커다란 요인은 옥수수 등 곡물을 이용한 에탄올 산업의 열풍에 기인하고 있다.

 

세계 옥수수 수출시장(식용 및 사료용도 포함)에서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국제가격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는 전체 옥수수 생산량의 40% 정도가 에탄올제조용으로 사용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밖에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 등 남미국가들 역시 에탄올산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최근 들어 에탄올산업에 대한 비경제성 내지는 인도적 차원에서의 비판론이 일부 제기되고는 있으나, 미국의 경우 오랜 기간 농업(옥수수 산업)의 침체기(옥수수 생산농가의 채산성 악화)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국내 환경 및 에너지 정책상 지속적으로 에탄올 증산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옥수수 국제가격 형성의 기준이 되는 미국의 경우 에탄올 생산을 위한 옥수수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이후 8년간 에탄올용 옥수수 사용량이 연 평균 40.0% 이상 씩 증가해 왔으며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2004년도 옥수수 전체사용량의 15.0%정도인 3,300만톤이 에탄올 제조용으로 사용되었으나 2008년에는 3배가 넘는 1억톤 이상이 에탄올용으로 사용될 전망이며, 2010년도에는 미국내 옥수수의 2억톤 정도가 에탄올 제조용으로 사용될 것이란 점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국제적인 유가(油價)상승으로 미국내에서 휘발유와 비교한 에탄올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에탄올의 수요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에탄올산업의 성장에 따른 곡물수급 이외에도 유럽지역의 주요 식량인 소맥 수급에 있어 주요 수출국인 호주의 기록적 가뭄으로 인해 수출중단은 물론 수입국으로 전환되었고, 북유럽과 중앙아시아 등 소맥 주산지 역시 폭염으로 밀 생산이 급감함에 따라 전체적인 수급불안정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호주의 가뭄은 연간 30만톤 내외를 수입하던 루핀시드의 수입중단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사료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입국인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현재의 중국은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사료원료 수입시장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옥수수의 가격견제 역할을 해오던 중국의 옥수수 수출제한은 미국산 주도의 옥수수 국제가격을 더욱 상승시키고 있다.  또한 곡류원료 이외에 주로 동남아국가들로부터 수입되고 있는 야자박 등 식물성박류의 가격상승은 수출국의 수요증가로 수급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열대 식물성박류의 경우는 가격상승은 고사하고 향후 안정적인 수급조차 여의치 못한 실정이다.
  
다음은 사료곡물 생산 및 수급동향 등과 같이 공식적인 자료나 정보가 없으나 에탄올산업의 활황에 못지않게 국제 농산물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세계적인 투기자본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즉, 스테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가운데 과거 제조업, 금융 및 서비스산업에 치우쳐 있던 세계적인 헤지펀드가 대거 농산물 시장으로 유입됨으로서 과거 수급상황에 의해 비교적 소폭의 등락을 보이던 가격변화가 크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실예로 지난 6월 10일경 미국 콘-벨트지역의 폭우 소식이 전해지면서 옥수수 선물거래시장에서 는 이틀 연속으로 상승제한폭까지 가격이 상승하였는데 여기에는 선물시장에 유입된 거액의 투기성자본들이 움직이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특정국가 또는  특정 곡물메이저들에 의한 시장지배력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투기자본 유입은 가격등락의 가변성을 더욱 높혀 주고 있다.

 

사료원료 수입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해당품목의 수출국 선물(先物)시세 + 물류저장비용(Carrying Charge, 생산지에서 수출항까지의 물류비용 및 저장비용) + 선임(船賃, Ocean Freight)로 구성되어 있다. 수입국의 입장에서는 해당품목의 수급상황에 따른 본래의 가격못지 않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해상운임의 상승이다.  07년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해상운임은 이미 건화물벌크선 운임지수인 BID가 2007년 초 4,300포인트에 머룰렀으나 최근에는 08.5월 말경에는 11,600까지 상승하였다가 최근들어 9,100정도로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예년에 비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해상운임상승의 주요원인은 중국을 비롯한 인도 등 신흥국가들의 비약저인 경제성장으로 세계의 원자재 공급이 이들 국가로 집중되는데 반해 선박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데 원인이 있다.  그러나 보다 우려되는 점은 이들 신흥 성장국가들의 급속한 경제성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게 세계 경제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어서 해상운임 상승에 따른 국내 사료업계의 원가부담 역시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여기에 호주, 인도 등 세계 주요항구의 체선현상이 당초보다 장기화되면서 해상운임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3. 하반기 국내 사료시장 전망
08년도 사료생산 동향
금년도 상반기 중 배합사료 생산량은 전년도 같은 시기에 비해 2.0% 증가한 8,152천톤이 생산되었다. 축종별 생산량을 보면 양계사료가 2,223천톤으로 전체사료의 27.3%를 점하고 있으며, 양돈사료가 2,596천톤으로 31.9%, 축우(낙농 및 한육우)사료가 2,785천톤으로 34.2%를 점하고 있으며 오리사료가 대부분인 기타사료가 547천톤 생산되었다. 전년 동기대비 축종별 증감을 보면 비육우사료가 10.2% 증가한 반면 양계, 양돈, 낙농용사료는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08년도 총 배합사료 생산량은 16,700천톤으로 추정되어 전년도 총 생산량 16,148천톤 대비 3.4%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속적인 배합사료 가격상승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인해 하반기 중에는 양돈사료를 중심으로 생산량의 둔화가 예상되어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수준에서약간 상회하는 정도의 사료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08년 상반기중의 단체별 생산추이를 보면 전녀도 상반기 대비 사료협회 회원사인 민간사료업체의 생산량은 5,323천톤으로 전년에 비해 약 1% 정도 감소한 반면 축협사료 생산량은 9.8%라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다. 이는 08.7월 중순 현재  지난 3월 이후 민간사료제조업체들이 2전에 걸쳐 가격을 인상한 반면 농협((주)농협사료)은 3월 이후 가격인상을 자제하고 있는데 기인하고 있다.

사료가격동향 및 전망
 국내 배합사료산업의 경우 실질적인 원료의 수입의존도가 95.0%를 상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에서 발표하는 기업경영분석 지표에 따르면 배합사료의 경우 제조원가 구성요소중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85%를 차지하고 있어 국제 사료원료 가격의 등락에 따라 아주 민간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를 다시한번 따져보면 기업의 자체적인 경영합리화 등 자구노력에 의해 사료의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인 사료원료 및 해상운임의 상승으로 인해 국내 배합사료 유통 가격은 06년 3/4분기 이후 연이은 6번의 가격인상이 있었다.
 
제조업체별, 농협과 민간사료별, 축종별로 다소간의 차이는 있으나 40∼45%의 가격인상으로 양축경영에 심대한 애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농협을 비롯한 국내 배합사료 제조업체들의 경우 지속적인 국제 사료곡물 가격의 강세기조 유지와 상당기간 해상운임 역시 상승할 것으로 판단하여, 원료가격 등 제반 사료생산비용의 저감을 위해 옥수수, 대두박 등 주요사료원료를 금년 11월 또는 12월 사용분의 원료까지 미리 구매확보한 상황에 있다. 따라서 향후 인상조정의 시기와 폭이 어느 정도인가가 문제이겠지만 추가적인 가격인상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농협이 제반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이후 자제하여 온 사료가격 인상유보를 하반기 중에도 계속 유지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측종별로 보면 옥수수를 비롯한 곡류원료의 사용량이 많은 양계 및 양돈사료에 대한 원가압박이 축우사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