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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산업의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

파란알 2008. 9. 23. 08:14

(사)한국단미사료협회 유동준 회장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한해동안 먹는 돼지고기량은 무려 90인분에 달한다고 한다. 이처럼 돼지고기는 국민소득이 증가하기 시작한 80년대 말부터 소비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냉동육보다는 냉장육으로 소비자 성향이 바뀌어 가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냉장육 소비가 증가한 후 찾게 되던 것은 국내산 돼지고기였고 그 시기와 맞물려 광우병 파동으로 미산 쇠고기의 수입이 중단되자 돈가가 계속 상승하여 황금기를 누렸다. 하지만 현재 국내 양돈농가가 직면해 있는 현실은 그리 밝지 않다.
지난 해 정부는 한미 FTA 협상결과 돼지고기의 관세가 7~10년에 걸쳐 철폐되므로 단기적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지만, 최근 뼈를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까지 수입될 것이란 예상 때문에 양돈농가의 심리적인 위축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국내 배합사료의 가격이 작년 한해에만 30%나 급증하는 등의 여러 가지 시련을 맞으며 국내 양돈농가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를 맞이하게 됐다.
상당기간 국내 양돈농가가 호황을 누리는 동안 무사안일에 빠져 있지는 않았는지 우려의 의견도 많은게 현실이다.
이제 FTA는 크게 피할 수 없는 장애요인 때문에, 밀려드는 수입산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므로 경쟁력 확보가 어느 때보다도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MSY(모돈두당출하두수)는 평균 14두/년 가 채 되지 않지만, 덴마크 같은 경우 MSY(모돈두당출하두수)는 20두가 넘는다. 우리나라도 한 때 17~19두까지 갔었지만 미산 쇠고기가 수입 중지 되고,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자 농가의 수준이 더 이상 발전이나 변화가 미비했던 것이 사실이다. 만약 지금의 상태로 나아간다면 향후 몇 년안에 양돈농가에 엄청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양돈농가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끊이지 않는 소모성 질병과 높은 사료가격이다. 많은 두수를 집단사육을 하는 우리나라의 사육 특성상 농장의 환경에서 오는 질병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소모성 질병으로 인한 폐사를 줄이기 위한 부단한 노력과 사양기술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사료가격은 양축 농가 경영비의 40~80%를 차지하므로 사료가 축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해도 그리 지나친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에탄올 연료생산을 위해 상당량의 사료용 옥수수가 연료용으로 이용됨으로서 2006년 톤당 163U$로 46%나 상승했으며, 계속적인 에탄올 연료 생산외에 해상운임 및 하역비의 상승요인이 발생하여 올해 또한 배합사료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총체적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부존자원및 순환자원의 사료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야 한다. 단기적인 방안으로는 정부에서도 사료안정기금조성과 같은 정책을 펼쳐 농가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경감시켜줘야 한다.
아무리 좋은 처방일지라도 사후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늦은감은 있지만 정부와 학계 및 업계 그리고 양돈농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한다. 1차 산업이 바로서지 못한 나라는 진정한 선진국이라 할 수 없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지켜내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내야만 양돈산업의 빛나는 내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