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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벗어난 시장동향으로 진기록 세운 한해

파란알 2008. 11. 26. 16:50

08년 계란시장동향 분석

 

 강종성 유통위원장

(사)한국계란유통협회
2008년 무자년이 저물고 있다. 무자년 한해는 그야말로 다사다난 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정권교체라는 국가적 변화와 더불어 굵직굵직한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하였다. 온 나라를 흔든 여러사건 중에서 우리 가금업계 전체가 이슈의 한복판에 선 AI 사태도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한마디로 온나라가 뒤집어졌다할 만큼 큰 사태로 번졌으니, 그 중심에 있던 우리 가금업계의 피해와 타격은 아주 컸다.

올해 초 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의 자료에 따르면 산란계 평균사육수수는 전년대비 1%정도 늘어난 5,660만수, 가격전망은 07년도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08년12월 현재 산란계 사육수수는 6,000만수에 육박, 전년대비 10여%에 달하는 증가세를 보였으며 10월 현재 산란 실용계 입식수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 전년동월 대비 17.11% 증가한 3,000여만수로 나타났다.

 

 

무난한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사상 유래 없는 사육수수의 급증이라는 결과는 채란업계에 수십년간 종사한 전문가들까지 예측이 빗나갈 정도로 변수가 많은 한해였으며 그 변수의 한복판에 AI사태가 놓여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육수수의 기록적인 급증에도 불구하고 난가는 고난가 행진을 거듭하였는데, 고난가 원인 중 하나는 사료값 인상으로 치솟은 생산비 상승이다. 사료값 인상은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대체에너지로 미국, 브라질 등에서 에탄올 등 바이오 연료 생산량이 증가하였으며, 둘째로 중국, 인도 등 신흥 개발국가의 육류 소비 급증으로 인한 사료 소비 증가, 셋째로 주요 곡물 수출국들의곡물 수출억제 정책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투기자금의 곡물시장 유입과 국내 경제위기로 인한 환율급등으로 인하여 사료원료의 원가가 치솟는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08년초 kg당 300원대 초반에 머물렀던 사료 값은 현재 500원대를 넘어서고 있으며 앞으로도 고환율 영향과 올해 세계기상악화로 인한 곡물 생산차질로 인하여 부담으로 계속 작용하리라 예상된다.

 

 

지난 8월 농림수산식품부가 국회에 보고한 '농어업 분야 민생현안' 자료에 따르면, 양계농가 의 생산비용 25% 증가와 예상소득 70∼80% 감소라는 데이터로 이어져, 이러한 사료가격 급등으로 인한 생산비 급등은 고 난가임에도 농가의 채산성은 예년보다 떠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07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사료값 급등으로 인하여 고난가로 시작된 올 한해는 신규 원종계 업체의 진입과 그로 인한 원종계업체들의 과열경쟁으로 인하여 3월에 이전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산란병아리들이 입식 되었다.
이러한 과열입식이후 4월∼5월의 AI발병, 그 중에서도 서울광진구청 조류사육장 AI 고병원성 발병으로 일반국민들을 경악케하는 보도는 계란소비를 급격한 하향세로 돌아서게 해 평년대비 20∼30% 내외의 극심한 소비위축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러한 소비위축과 사상최대사육수수로 인한 공급기반강화로 난가의 폭락사태까지 우려되었으나, 오히려 AI발생시 산란실용계 약 450여만수가 매몰 처리되면서 계란공급이 크게 줄게 되어 소비위축을 상쇄하는 효과로 인하여 AI 대발생등의 혹세무민식의 기사가 온 나라를 뒤덮었음에도 불구하고 난가는 완만한 연착륙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많은 생산농가들이 2004년말 AI사태로 인한 고난가를 예상하여 시설을 크게 개·보수하며 과열경쟁으로 병아리를 입식해 과잉생산의 우려를 자아냈으나, 이러한 위기감은 또한 추석을 앞두고 생산농가에서 생산감축을 위한 노계의 대량도태로 이어짐과 동시에 중국산 멜라민 파동으로 인하여 가계의 제과제빵수요가 크게 증가하여 계란소비가 늘어나
하루 10원 이상 난가가 급등하는 사상 유래 없는 진 기록을 양산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널뛰기 장세가 계속되었던 셈인데 어찌 보면 너무나 위험한 투기성의 입식과 그 반대의 홍수도태에도 불구하고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들만큼 업계 내외부의 사건들로 인하여 그러한 공급을 수요가 따라주었다는 측면에서 어찌보면 AI사태에도 불구하고 운이 좋았다 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유통측면에서 보면 대형할인마트의 연이은 세일행사로 인한 농가와 유통인들의 원성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되면서 대형할인마트의 무리한 세일이 전반기에는 예년보다 줄어들어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였으나 10월 이후 가정에서의 소비가 줄면서 소비사장이 위축되며 다시 할인판매가 빈번해진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유통업체간의 과당경쟁과 예년과 상황이 판이하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경험에 의한 무리한 예측판매와 더불어 산지수집가격의 급등은 유통업계에 주름살을 더한 한해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