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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점 인증제 소비자의 안전돈육 선택 길 열어

파란알 2008. 12. 11. 12:35


소비자 시민모임 강광파 상임이사

국산돼지고기 판매점 인증제는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우수한 국산 돼지고기를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여 국산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판매점은 소비자들이 신뢰하고 계속 찾을 수 있도록 하여 안정적인 소득 증대를 도모할 뿐만아니라, 양돈농가는 안정적인 소비기반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우수한 국산 돼지고기 생산에만 전념하여 경영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사)대한양돈협회에서 생산자 단체의 이름을 걸고 추진한 사업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수입산과 국내산에 대한 명확한 식별 및 선택의 기회가 확대되고 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위생, 안전성 등 신뢰를 통해 먹거리 불안감 해소로 돼지고기 소비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부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생산자 입장에서는 수입산 돼지고기의 국내산 둔갑판매 및 기타 부정행위 근절에 앞장서 국내 돈육산업 보호 및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보호에 앞장서는 기능 강화를 통해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양돈산업 지원을 위한 정책개발로 축산발전에 기여하게 되어 결국 생산자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볼때 국내 유통되는 육류중 가장 많이 수입육이 국산으로 둔갑판매되는 품목은 돼지고기가 단연 압도적이다. 2006년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보고에 의하면 2006년 한해동안 원산지 부정유통 행위를 단속한 결과 위반사범 3,634건을 적발하였으며, 주요 위반 품목은 돼지고기가 830건(83.2톤)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쇠고기 313건(83.2톤), 고춧가루 182건(184.3톤)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돼지고기에 있어서 둔갑판매 등 부정유통이 가장 많은 돼지고기에 대해 어떠한 형태로든 부정유통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했으며, 이번 대한양돈협회의 국산돼지고기 판매점 인증사업은 왜곡되어 있는 국내 돼지고기 유통시장을 바로잡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되므로 국산돼지고기 판매점 인증사업은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양돈협회는 지난해 시범사업을 통해 전국 8개 지역 음식점에 대해 국산우수돼지고기 판매 인증점을 부여하고 몇 달동안 사후관리 등을 거쳐 올해 본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지난 6월 30일에는 축산물 브랜드경영체 관계자, 국산돼지고기 전문판매점 업주, 양돈협회 지부관계자 등 200여명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였다. 본인도 이 자리에 함께 참여하였는데 참석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도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이 자리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은 돼지고기 유통시장에 있어서 이제는 무엇인가 차별화되지 못하면 도태되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양돈협회에서 추진하는 인증사업은 가뭄에 단비이듯 새로운 활력소로 활용하기에 더 없는 기회라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양돈협회에서 사업설명회 이후 사업신청 접수를 마친 결과 당초 120개소를 가뿐히 넘어 거의 두 배에 이르는 237개 업소가 인증사업 참여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하니 본인의 생각이 과히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양돈협회에서는 기존 목표였던 120개 음식점에 대해서만 인증점 부여를 할 계획이었으므로 추가되는 음식점에 대한 정확한 실사와 객관적인 판정을 통해 사후에 탈락한 업소들로부터 원성을 들을 수 있는 소지를 사전에 제거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사업비 증액 또는 올해 탄락한 업소에 대해 명년 사업진행시 우선권 부여 등 설득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올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우리 소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한 채 먹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다. 이 한가지 이유만으로 소비자들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을 감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돼지고기 또한 예외는 될 수 없다. 물론 수입돼지고기는 미국산 쇠고기처럼 광우병 위험이 있는 것도 아니나 소비자들이 수입산을 먹을 것인지, 아니면 신선한 국내산 돼지고기를 먹을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서는 이제는 소비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소비자가 스스로 수입산 또는 신선한 국내산을 선택하도록 해야 하며, 소비자가 무엇을 선택하든 거기에 합당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금번 양돈협회가 추진하는 국산돼지고기 판매점 인증사업은 이러한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그 많은 식당중에 120개는 아주 턱 없이 모자란 숫자이나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또한 그것이 갖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그 효과는 상당히 크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인증점에 대한 둔갑판매 고발센터 등을 설치·운용해 소비자들이 둔갑판매 적발시 손쉽게 고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등 소비자 권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또한 TV, 라디오, 인터넷, 전문 잡지 등 각종 언론매체 등을 활용해 국산돼지고기 판매 인증점을 소비자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해 신선한 국산돼지고기의 진정한 맛을 느끼게 해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산돼지고기 판매점 인증제가 아무리 훌륭한 사업이라 할지라도 소비자들이 이를 알아주지 못하면 그 사업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해 8개 시범사업과 올해 120개 국산돼지고기 판매 인증점은 이러한 제도가 있다는 상징적인 효과 외에는 별반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인증점 확대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본 사업이 전국 양돈농가들이 거출한 양돈자조금으로 전액 추진되는 점을 비춰어 볼때 본 사업과 관련한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 혹자는 왜 식당에 자조금을 지원해야 하냐고 말할 수도 있으나 양돈산업 전체를 볼 때 인증사업은 수익사업이 아닌 공익사업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오는 12월22일 식당에 대한 돼지고기 원산지 표지가 본격 시행될 경우 이윤만을 추구하는 업소 대표들이 과연 원가가 높은 국산돼지고기만 취급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양돈농가들은 자조금을 활용해 국산돼지고기만을 고집스럽게 취급하는 업소에 대해 파트너십을 갖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산돼지고기 판매 인증점이 확대되고 국내산과 수입산이 뚜렷하게 구분되어질때 국내 양돈산업은 일정 부분의 시장장악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농장경영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양돈협회는 선정되어지는 판매 인증점에 대한 사후관리에 대한 보다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만에 하나 어느 특정 인증점에서 사후관리 미진으로 인한 사고(둔갑판매, 매출부진에 따른 폐업 등)에 큰 관심을 갖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우리 소비자는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믿을 수 있는 신선한 국산 돼지고기를 바로 알고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소비하는 것. 그것이다.
소비자가 우롱당하지 않도록 금번 대한양돈협회의 국산돼지고기 판매점 인증사업이 조기에 정착되어 소비자를 보호하고, 판매 인증점은 매출 확대를 도모하며, 양돈농가들은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가져갈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