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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동약시장 활로는 있다

파란알 2009. 1. 2. 15:32

2009년 동물약품 시장 전망

수출시장 개척 틈새 공략 원가 절감 등 자구노력 매진

2008년 시장 결산
지난해 동물약품 시장은 정말 우울했다. 시장규모는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고, 업체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다 매출부족에 허덕여야만 했다. 그나마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연 매출 4000억원을 지켜낸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사료공장 판매가 전년대비 20% 가량 줄었다. 도매상 판매도 여의치 않았다. 주문용 사료첨가제만 40% 늘었을 뿐이다. 수출의 경우 전년대비 6% 증가했지만, 엘지생명과학의 부스틴제제가 30% 늘은 것을 빼면, 오히려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내외적 여건이 좋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크게 위축된 축산경기는 동물약품 시장을 잔뜩 얼어붙게 했다. 항생제 사용 규제가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지난해에는 일년내내 동물약품 업체 주위를 맴돌면서 시장전략을 짜는 데 혼란을 가져다 줬다.사료첨가용 항생제의 경우 사용규제를 코 앞에 두고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대외적 악재가 컸다. 지난 2007년 초부터 동물약품 원료가격에 이상기류가 흐르더니 지난해에는 '파동'이라고 부를 만큼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모든 동물약품 원료가 전년대비 보통 2~3배 올랐다.


비타민C만 보더라도 전년에 kg당 5달러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10~13달러 대에 형성됐다. 전해질과 비테인 원료가격도 적게는 1.5배에서 많게는 5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원료가격 상승이 동물약품 업체들을 더욱 짓누른 것은 그 인상분을 시장판매 가격에 반영할 수 없었다는 데 있었다. 원료가격 압박에 힘겨워 일부 업체들이 시장가격을 올려봤지만 시장의 싸늘한 외면에 다시 한번 고개를 떨궈야 했다.

이 때문에 원료재고를 얼마만큼 갖고 있느냐가 최대경쟁력으로 대두되기도 했다. 재고를 충분히 비축해 두고 있는 업체들은 어느정도 가격유연성을 확보해 시장반응에 냉정하게 대처했지만, 그렇지 못한 업체의 경우 속절없이 시장을 원망해야만 했다.

일부 업체는 원료수입을 중단하고, 생산라인을 멈추는 등 잠시 휴업을 선택하기도 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환율폭탄을 맞았다. 제조업체, 수입업체 가리지 않고 원재료나 완제품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다보니 환율이 오른 만큼 고스란히 손해를 봐야만 했다.

단가를 맞추지 못해 중간에 공급이 끊기는 사례도 빈번하게 나타났다. 일부 업체에서 판매가격을 올렸지만, 환율상승분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 특히 사료회사나 관납 등과 연간계약을 한 업체의 경우 그야말로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밑지고 팔 때가 허다했다. 상황은 혹독했지만, 이를 탈출하려는 동물약품 업계의 노력도 뒤따랐다. 업계의 숙원 중 하나였던 동물약품 부가가치세는 환급방식으로 결정났다. 영세율이 아니라 아쉽지만, 그래도 실타래를 풀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백신 시장과 소독제 시장은 나름대로 선전을 이어갔다. 예방에 대한 인식이 확대된데 다 지난해 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발생하면서 시장수요가 발생했던 것이다. 아울러 농장의 질병발생 현황을 읽고 발빠르게 제품을 출시, 시장을 일궈내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무항생제 축산 트렌드를 겨냥, '천연제품'을 통해 탈출구를 모색하기도 했다. 허브, 쑥, 키토산 등 식물이나 동물에서 원료를 추출해 질병예방 및 치료제를 개발, 차별화를 시도했다.

-2009년 시장 전망
2009년 새해 역시 시장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지난해 악재가 여전한 데다, 사료첨가용 항생제 규제, 오남용 및 내성 문제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도입예정인 수의사처방제 또한 동물약품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기회와 희망은 있다. 동물약품 업계는 원가절감 노력과 함께 시장개척에 힘써야 할 것이다. 특히 수출시장은 환율급등을 활용,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

OEM 위탁생산이나 원료공동 구매도 시너지를 높이는 윈윈 전략이 된다. 시장트렌드 변화에 따라 식물성 생약제제 등으로 승부를 걸 필요도 있다.

사료첨가용 항생제 규제…시장변화 능동대응 요구
올해부터 당장 테트라싸이클린계열인 클로르테트라싸이클린, 옥시테트라싸이클린4급암모늄과 인수공용 항생제인 바시트라신아연, 황산콜리스틴, 황산네오마이신, 염산린코마이신, 페니실린 등 모두 7종이 배합사료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매출액으로 따지면 연 수백억원을 훌쩍 넘겨버린다. 농장용으로는 쓸 수 있다고 하지만, 해당업체는 매출액 손실이 불가피하다.

시장변화에 능동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
한 업체는 사료공장용으로만 공급하던 첨가제를 농장용으로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또한 항생제 사용 감소에 대비, 항생제 대체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고객이 손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축종별, 구간별로 권장하는 제품을 항생제와 비항생제로 구분한 뒤 효능 및 효과, 제품의 특장점, 사용방법 등을 담고 있다. 다른 업체는 고객의 까다로운 입맛을 예상해 포장디자인 변경, 용기 및 용량의 다양화 등을 시도하고 있다.

수의사처방제 제도화 대비 체질개선을
정부는 축산물 안전성 확보차원에서 수의사처방제를 필수사항으로 보고, 2011년 수의사처방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의사처방제는 단계적 실시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면 위해성이 우려되는 인수공용 항생제ㆍ항균제, 인수공용 전염병 백신, 잔류나 내성이 문제되는 약품, 호르몬제 등에 먼저 적용하고, 이후 대상품목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동물약품 업계는 수의사처방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혹시 시장분위기를 위축시키지 않을 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판매상측에서는 생산자에게 진료비용 추가부담과 시간낭비만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의사 처방제가 제도화될 것에 대비, 제품 개발과 마케팅 방법을 강구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시장 개척으로 내수 한계 극복해야
수출. 동물약품 업체들은 마땅히 가야할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쉽사리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야다. 국내 시장에서 조차 다국적 기업에 크게 밀리는 데 과연 해외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통할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수출시장으로 눈을 돌려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 말 이후 환율 상승은 분명 기폭제가 된다.

첫술에 배부르랴. 축산산업 규모나 동물약품 시장 현황은 물론이고, 관련법령, GMP 운영상황, 축산 및 동물약품 정책, 수입규제, 국가별ㆍ품목별 허가절차 등을 두루 살펴야 한다. 그리고 수출업체간 정보를 공유하고 세밀한 시장접근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70% 가량을 수입에 의존했지만, 앞으로는 70%를 자국 생산으로 채우기로 했다. 그리고 인근 아프리카 국가로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동물약품에 대한 수요가 예상된다. 국내 동물약품 업체는 시장선점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정부 수출 활성화 정책 등 전방위 지원책 절실
동물약품은 동물질병 예방과 치료에 사용되는 중요한 방역제제다. 그렇지만 축산농가와 사료 등에 밀려 지원은 미비하다. 많은 업체들이 운용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출에서도 등록절차상 진입장벽으로 힘에 부친다.

융자 및 국가간 허가상호 인정 등 정부차원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민ㆍ관이 함께 수출유망 상품을 발굴하고 제품개발에 나서는 방법이 있다. 해외 특허정보와 복제약품 정보도 파악해야 한다. 이밖에도 수출전문가를 양성하고 수출지역 다각화, 수출품목 확대, 다른 수출산업과 연계 등 다각적인 수출활성화책이 제기되고 있다.

동약업계 윈윈모델 개발…원가절감에 올인하라
동물약품 위탁생산(OEM)은 지난해 4월 도입됐다. 처음 수개월간은 잠잠하다가 하반기 들어 OEM 생산이 부쩍 늘었다. 경쟁이 워낙 심하다 보니 업체간 협력이 많지 않았는데, 최근 업체들은 OEM 생산을 통해 제품구색을 늘리고, 고객만족에 한발 더 바짝 다가서고 있다.

위탁자로서는 따로 설비를 갖추지 않고서도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특히 위탁생산은 자사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메리트가 있어 회사인지도 측면에서 큰 도움을 준다.
수탁자 입장에서도 불황시기 설비가동률이 줄어들었는데, 떨어진 가동률을 메꿀 수 있게 됐다. 한 마디로 윈윈모델인 셈. 원료를 소량 수입할 때는 업체간 또는 조합을 통해 공동구매하는 것도 원가를 절감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동물약품기술연구소와 품질검사 업무를 체결, 생산비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된다.

항생제대체제 등 틈새시장을 노려라
불황이라고 하지만, 활기를 띠는 시장은 있고 주목받는 제품도 있다. 항생제대체제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항생제 사용을 줄이거나 아예 무항생제 축산을 하려는 농장이 늘면서 동물약품 업체들은 천연제품를 원료로 한 항생제대체제 개발에 한창이다. 항생제 규제가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면, 잔류 및 내성 문제가 없는 제품개발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

신물질 개발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세계 각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성분을 이용해 국내환경에 맞게 재출시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아울러 천연제제의 인ㆍ허가 절차가 너무 까다롭다보니 이를 간소화해 시장활성화를 이끌어낼 필요성도 있다.

사료효율 개선제의 경우, 고사료가격 시대에서 단연 돋보이는 '효자품목'이다. 효소제, 유기산제, 식물추출물 등을 원료로 한 각양각색의 사료효율 개선제가 농심(農心)을 사로잡고 있다.

공급 물량 크고 안정적…관납시장 '주목'
관납시장을 뚫어라. 축산경기 악화에 따라 수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보다 안정적인 관납시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관납시장은 물량이 크고 안정적이다. 특히 최근 질병방역이나 예방, 그리고 민원처리와 관련해서 관납물량이 크게 증가해 소독제, 환경개선제 등은 이미 관납시장에서의 성패여부가 곧 주도권 향방이라는 등식이 성립된 지 오래다.

백신 또한 돼지열병, 송아지설사병 뿐 아니라 소아까바네병, 돼지 PED, 일본 뇌염, 오제스키병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본격 출시된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백신도 곧 관납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돼지 써코바이러스 백신은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상반기 일반 상용백신 출시가 대거 예고돼 있고 자가조직 백신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양계백신의 경우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뉴캣슬(ND), 전염성기관지염(IB), 아데노바이러스 등이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무항생제 축산을 추구하는 양계농가를 겨냥, 천연제품 사료첨가제도 성장이 예상된다.

새해가 밝았지만, 국내 동물약품 시장은 아직도 깜깜하다. 더욱이 심리적 공황과 대안부재가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그렇지만, 동물약품 업체들은 언제나 그랬듯이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활짝 웃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