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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어원은 '도'에서 비롯

파란알 2010. 2. 10. 09:50

현대양돈 이희훈 대표이사

 

돼지의 어원은 돼지의 울음소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렇다고 돼지라는 어원이 ‘꿀꿀’에서 직접 연유한 것은 아니고 ‘도’‘돌돌’‘또또’‘똘똘’ 등에서 비롯됐다.

 

역사적으로 고구려에서는 돼지를 ‘도시’라고 했고 고려시대로 내려오면서 ‘돗’이라 지칭했는데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돋’ 또는 ‘돝’이라 불러왔다.

 

여기에 가축의 새끼를 뜻하는 ‘아지’가 더해져 새끼돼지를 ‘돋아지’나 ‘돝아지’로 부르게 됐고, 이후 ‘도야지’로, 다시 도야지는 쉽고 짧은 ‘돼지’로 변형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까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주로 즐기는 윷놀이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있어 왔던 것으로 추정되는 민속놀이다.

 

윷판은 모두 29밭이 있고 윷가락을 던져 말을 사용해 승부를 겨루게 되는데, 윷가락의 호칭은 하나를 ‘도’, 둘을 ‘개’, 셋을 ‘걸’, 넷을 ‘윷’, 다섯을 ‘모’라 부르고 이는 끗수를 나타내는 말이다.

 

도, 개, 걸, 윷, 모는 가축의 이름을 딴 것으로 도는 돼지를, 개는 개(犬)를, 걸은 양(羊)을, 윷은 소(牛)를, 모는 말(馬)을 가리킨다.

도는 원래 말이 ‘돝’으로 지금은 일반적으로 돼지라고 부르지만 아직도 종돈(種豚)을 ‘씨돝’이라 부르고 일부 노인들은 돼지고기를 ‘돝고기’라 부르고 있다.

 

한편, 윷판은 29개의 동그라미로 구성돼 있는데 윷판의 바깥이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뜬 것이고 안의 모진 것은 땅을 본뜬 것이다. 한편, 정초에 윷으로 그 해의 운수를 점치는 윷점에서는 세 번 던져 운수를 알아내는데 첫 번째에서 ‘도’, 두 번째에서 ‘도’, 세 번째에서도 ‘도’가 나오게 되면 ‘아이가 인자한 어머니를 만난다’는 점괘로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랄 수 있어 길괘(吉卦)로 알았다.

 

예로부터 ‘돼지’는 복덩이임에 틀림없고 영어에서는 일반적으로 돼지로 알려진 ‘pig’는 영국의 경우 모든 가축돼지를 뜻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상품가치가 아직 없는 82kg이하의 돼지만을 ‘pig’로 부르고 상품가치가 있는 돼지는 ‘bog’라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