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소식

토종닭과 40년을 함께 해온 이인영 대표

파란알 2010. 4. 9. 12:27

40여년간 한 우물만 파

파주부화장 이인영 대표가 부화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4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먹고 살기가 어렵던 시절에 친구 삼촌이 운영하던 ‘영등포부화장’에 들어갔다.

숙식을 해결할 수 있었고 가끔씩 용돈을 받는 것이 고작이었으나 종란이 21일간의 부화기간을 거쳐 병아리로 탄생하는 과정이 무척 신기해 일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했다.

한 파스에 약 3,000수의 병아리를 생산했는데 사료 값이 쌌던 당시에 병아리 수당 가격은 350원∼400원으로 지금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것이었다.

여주와 운천에 있는 양계장에 병아리를 공급하고 일주일에 두 번씩 제주도에 병아리를 공수하기 위해 김포공항을 드나드는 등 신명나게 일했던 이인영 대표는 10여년간 몸담으며 터득한 부화기술과 부화장운영을 밑천삼아 1983년 4월에 경기도 파주군 적성면 파평읍에서 부화장을 만들어 독자적인 부화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파평읍에서 한동안 부화장을 운영하다가 20년전에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장현2리 146번지로 옮긴 파주부화장은 중추를 포함한 토종닭 종계 3만여수와 육용종계 3만여수를 보유하고 있다.

 

강건한 병아리 생산에 역점 

40여년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이인영 대표는 우량병아리 생산을 위해서 먼저 부화장 입지선정을 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신선한 공기와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이 건강한 병아리를 생산하는 기본조건이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13,300평 임야 중 7,000여평을 농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파주부화장은 성계사 4동, 육추장 2동, 부화실, 퇴비실, 직원숙소, 사무동을 갖추고 있다.

감악산 줄기 중턱에 자리잡은 천혜의 장소로 병아리 생산에 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함께 일정량의 유황을 사료에 혼합해 급여하고 음수에 혼합해 급수하는 방법을 통해 항병력이 강하고 강건한 병아리 생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유황을 먹은 종계가 낳은 종란을 부화한 실용계병아리는 아주 단단하고 자라면서 층어리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육질에 지방이 적고 잡냄새가 없으며 특히 가슴살은 쫀득쫀득하여 맛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토종닭인 한협 3호 종계를 보유하고 있는 파주부화장은 성수기를 앞둔 금년 3월∼5월에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지역의 농장에 약 90만수의 토종닭CC를 분양할 예정이다.

 

환경과 첨단시설이 부화율 높여 

사료자동급이기를 비롯해 분뇨이송라인, 종란이송라인 등은 첨단 설비들이다. 뿐만 아니라 1997년 네델란드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부화기를 들여왔으며, 콤포스트 계분발효기 2대를 3년전에 일본에서 도입해 설치했다.

[#IMAGE2#]밀폐형 콤포스트 계분발효기에 계분을 투입하면 약 6∼7일간의 발효기간이 걸리는데 퇴비용도와 특성에 따라 발효기간을 늘릴 수 있다. 선투입된 계분이 발효숙성 후 먼저 배출되는 시스템으로 설계되어있다. 수분함량이 계분을 발효시킬 때 수분조절을 위해 소량의 왕겨나 톱밥을 사용하면  교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매일 나오는 계분을 쌓아두지 않고 발효기에 투입해 파주부화장은 아주 깨끗하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

깨끗한 환경조성과 입란에서 부화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는 파주부화장은 여느 부화장보다 부화율이 높아 연중 평균부화율이 88%에 달하고 있고 높을 때에는 90%를 넘기도 한다.

파주부화장은 농장에 맞는 방역규칙을 준수하고 있다. 규칙의 첫 번째는 정리정돈이다. 농장의 구석구석과  기계와 기구, 약품까지 늘 정리정돈 한다. 소독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모든 계사는 1년에 한번씩 청소를 한다.

또한 농장에서 근무하는 14명의 직원은 농장의 숙소에 거주해 외부출입을 최소화 하고 있으며 병아리 분양은 전용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외부로부터 질병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이다.

 

정원을 연상시키는 부화장
파주부화장은 20년전부터 농장곳곳에 심은 철쭉과 주몽, 꽃잔디 등을 심어 닭이 우는 소리가 안 들리면 마치 정원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잘 조경되어 있고 지난해 가을, 농장입구에 조성한 연못과 물레방아는 운치를 더하고 있다.

20여년동안 매년 크고 작은 공사를 벌이며 틈틈이 농장을 가꿔 정원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파주부화장은 지난해 11월 아름다운농장으로 선정돼 경기도 도지사로부터 상을 수여받기도 했다.

토종닭산업발전위해 앞장서 

40여년간 토종닭과 함께 해온 이인영 대표는 현재 (사)한국토종닭협회 부회장과 종계·부화분과 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 생산과잉으로 성수기때 생산비 이하의 시세형성으로 토종닭을 사육하는 많은 농가가 큰 어려움을 당했다.

이러한 악순환이 되풀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금년부터 종계·부화분과 위원회에서 ‘종계 분양 쿼터제’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토종닭협회는 (주)한협과 MOU를 체결하고 올해 30여만수의 종계만을 분양할 방침이다.

또한 새로운 종계를 분양받은 종계장이나 부화장에서는 의무적으로 80주령 이상된 종계를 지정된 도계장에서 강제도태를 하기로 했다.

이러한 제도를 만드는데 산파역할을 한 이인영 대표는 토종닭 수급조절은 회원의 귄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로 국내 토종닭 산업이 크게 발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토종닭 사랑 널리 전염 시켜야

연간 닭고기 소비량의 12% 내외인 토종닭 소비를 대만이나 프랑스 수준으로 끌어올리기위해서는 무엇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이 대표는 토종닭과 일반육계를 대부분의 소비자가 구별할 줄 모르고 맛의 차이를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아 홍보를 통해 토종닭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과거보다 사양가의 의식수준이 높아졌고 사양기술이 크게 발달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토종닭은 매우 위생적인 만큼 국민 누구나 즐겨 우리 고유유산인 토종닭을 계승·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이인영 대표는 토종닭을 사랑하는 애계가(愛鷄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