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유통업계

한국계란유통협회 전북지부 강종석 유통정보위원장

파란알 2007. 7. 23. 11:57

 

 

계란 등급별 가격차 시장흐름에 따라 변화해야

 

지난 4월 6일 거품이 제거된 서울지역 난가고시가 발표된 후 계란유통시장에 큰 혼선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예전과 다름없는 계란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식품, 식자재, 난가공 회사와 군납 등 계약납품을 하고있는 계란유통업체 중 일부가 이번 난가 인하조치로 납품을 하면서 손실을 감수해야 해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국에서 생산규모에 비해 소비인구가 가장 적은 전북지역의 채란농가와 유통시장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사)한국계란유통협회 전북지부 강종석 유통정보위원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았다.

 

먼저 (사)한국계란유통협회 전북지부현황과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요

 

전북지부는 한국계란유통협회가 사단법인 인가후 지부를 결성하여 박운이 지부장을 중심으로 9명의 임원을 비롯한 23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지부가 결성되기 전에는 이 지역 계란유통인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부족한 계란의 품목을 교환하기 위한 친목모임으로 자주 모였지요. 잘 아시겠지만 계란유통업은 6가지 전등급을 갖추고 거래선에서 요구시 주문등급과 수량을 맞춰 납품해야하고 1가지 등급이라도 없으면 납품이 어려워 혼자 할 수 있는 업종이 아니다보니 유통효율성을 위해 자주 만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모임이 계란유통이 활성화되고 유통량이 증가하면서 조직을 갖추게 된 것이지요.
전국의 몇몇 지부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지부공동구매수익사업을 저희 지부에서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사업 아이템은 메추리알, 캡슐공동구매사업을 하고 있으며 한가지 더 접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매월 일정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이 사업으로 얻는 수익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북지역 산란계농장과 계란시장 상황은 어떤지 듣고 싶습니다.

 

현재 전북지역에서 산란계농장을 운영하는 사양가는 12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다른지역처럼 대군 농장을 운영하는 곳이 없어 많은 사육규모의 농장이라야 5∼7만수 정도 키우는 농장이 얼마 안되고 나머지 농장들은 1만수에서 2만수 정도 사육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전북지역에서 사육되는 산란계 수수는 240만수 내외로 집계하고 있는데 이 닭들로부터 생산된 계란의 50% 미만만 전북지역에 거주하는 도민들이 소비하고 있습니다.
전북은 예부터 정부의 육성정책에서도 소외되었던 지역이어서 번듯한 공단도 조성되지 못해 지역을 대표할 만한 공산품이 없는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 타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겨 도민수가 줄어들고 있는 유일한 지역이지요.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상시거주민 수가 적으니까 자연스레 계란생산량대비 전북지역 자체 소비률이 타지역에 비해 낮다고 볼 수 있겠지요.

 

전북지역에서 생산된 잉여 계란물량은 어떻게 처리합니까

 

대부분 수도권으로 올라갑니다. 저의 경우에도 일일 계란물동량이 24만개 내외이데 이 중 45% 정도가 지역의 유통마트, 식자재업체, 중간유통인에게 공급하고 있고 나머지 물량은 수도권의 유통업체에 계약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이 지역에서 계란 물동량을 많이 취급하는 유통인 대다수가 저와 비슷한 형태의 유통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다른 점은 있다면 저의 경우에는 매일 일정한 물량을 납품해야 하기에 판로에는 어려움을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분들은 요즘 같은 불황기에 판로에 어려움이 크지요 또한 지리적 여건으로 수도권에 올라갈 경우 운송비용이 만만치 않아 이익창출이 발생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 11월부터 저 난가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원인과 해결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올 1/4분기 가축통계가 발표된 것을 보면 3월 1일 기준 산란계 수수를 5천6백5십2만5천수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통계수치보다 산란계 수수가 더 많을 것으로 예측하는 업계관계자도 있더군요. 적정사육수수 10%를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업계가 모두 함께 위기의식을 갖고 감축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당국과 채란업계와 유통업계 모두 합심해 대응한다면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이 운동을 구체화한다면 당장 경제적 손실로 어려움을 당하는 분들이 생기겠지만 잠깐의 고통을 이겨내면 생산과 수요의 균형을 이뤄 생산비를 넘는 난가 시세형성으로 생산자와 유통인의 생업과 수익에 안정성을 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 난가 현상은 공급기반이 강화된 것도 원인이지만 장기적인 경기침체도 주요원인이라는 생각입니다.
계란이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요즘같이 어려운 때에는 가정에서의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것이 대부분 주부들의 생각입니다.
외식을 자제하고 기본생활비를 절약하려는 가계 긴축재정이 계란소비에도 크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채란농가에서 노계를 환우시키고 신계군 입식을 자제하는 농가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환우 후의 계군이 낳은 알은 품질에 문제가 돼 소비자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해결할 방안은 없는지요

 

농장에서 채산성이 떨어지다 보니 신계군을 입식하는 농가가 많지 않습니다. 이것이 계란의 품질저하 문제를 야기해 계란유통인들도 다른 때보다 품질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대량의 계란물량을 유통하는 업체에서는 소란, 경란 등 잔알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지금까지 관례화 되어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왕란과 특란이 높은 가격으로 작고 무게가 적게 나가는 경란은 낮은 가격으로 난가고시가 이뤄지고 있는데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봅니다.
시장흐름에 따라 왕란, 특란 등 큰알의 체화 현상은 심각하고 소란, 경란 등 잔알은 품귀현상이 일어나는 시장상황이라면 왕란이나 특란보다 소란이나 경란이 높은 가격으로 고시되고 거래되어야 할 것입니다.
체화량에 관계없이 큰 알에 높은 가격을 고정시키다 보니 만성적인 체화현상이 계속해서 두드려지게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까 아마 계란시장 흐름에 따라 잔알이 품귀현상을 보일 때 큰알 보다 높은가격으로 고시되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큰알의 적체현상은 많이 해소되었을 것입니다.
육계시장의 경우 세미브로 생산량이 적으면 하이브로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반대로 하이브로가 시장에서 부족하면 세미브로보다 높은가격으로 거래돼 시장흐름에 따라 육계가격이 탄력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계란시장은 품목별 체화현상에 상관없이 크고 무게 많이 나가는 계란은 높은 가격으로 고정시키고 있는 현재의 난가고시를 전북지역에서는 생산농가단체와 협의를 통해 개선해 나갈 예정입니다.
계란이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탄력적으로 움직인다면 채란농가에서 노계군의 반복적인 환우를 자제하고 적정주령이 되면 도태를 할 것이고 신계군을 입식해 잔알을 많이 생산해도 시장흐름에 따라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생산의욕도 배가될 것이어서 자연스레 계란품질도 좋아 질 것입니다. 또한 지역간 가격편차도 줄어드는 부수적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언제부터 계란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까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8년간 직장생활을 했었습니다. 직장생활이 저에게는 그다지 적성에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마침 형님께서 계란유통업에 몸담고 계셨는데 여러 차례 제안을 받았지요. 1987년부터 계란 유통업을 시작했으니 벌써 20년 되었습니다.
IMF 이전에는 경제적으로 많이 성장하던 때였고 국민 1인당 계란 소비량이 가파르게 올라가던 시절이라 요즘 같은 심각한 체화현상 없이 순탄하게 계란물량이 움직였지요. 이 업종에 종사했던 분들은 돈을 제법 벌었던 시절이었습니다.
IMF 파고를 넘을 때 많은 계란 유통업체가 도산하는 어려움이 있었고 2000년이 지나면서 계란 시장은 서서히 활기를 찾아가고 있으나 생산기반이 강화되고 HPAI악제,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작년 11월부터 계란을 비롯한 계산물 시장이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호전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에서 "명량계란"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사료 대리점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계란소비시장이 확대되기위한 생산자와 유통인들이 개선해야 할 점을 지적하신다면

 

우선 계란을 생산하는 사양가나 유통인 모두가 계란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합니다.
생산농가는 품질관리에 만전을 다해 질 좋은 계란을 생산하고 선별기준을 강화해 등외란, 오란, 파란 등을 끼워팔지말고 파기해 상품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아직도 일부 생산농가에서 선별기준 미달로 재선별을 해 유통인들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데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사안입니다.
식품회사, 유통매장, 급식업체, 난가공회사 등에서 납품기준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 기준에 미달하면 납품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특히 학교급식 계란납품은 표준화된 위생적이고 안전한 품질기준에 부합한 계란을 공급해야 하기에 어느 때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계란생산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유통인들은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계란을 유통 중에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소비자에게 공급되도록 최선을 다해야합니다.
콜드체인시스템 도입은 계란유통구조개선을 위해 반드시 도입되어야 할 시스템이지만 부분적 콜드체인화는 오히려 계란의 빠른 변질을 야기 시키게 됩니다.
기왕에 도입하려면 one-Stop화해야 합니다. 즉 산지농장에서 소비자 가정의 냉장고에 들어갈 때까지 생산, 유통, 소비 전 과정을 콜드체인화 해야 보다 안전하고 신선한 계란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채란농가, 유통인, 정부주무부서의 공동협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사)한국계란유통협회에서 콜드체인시스템 도입을 위해 다각적인 강구를 하고 있지만 시간이 다소 필요하리라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꾸준히 추진해 선진화된 유통방법으로 개선돼야 자신있게 소비자 앞에 설 수 있겠지요.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이 있습니다. 잠시 어렵지만 생산과 유통구조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고 추진해 나간다면 분명히 계란소비시장은 활성화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