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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닭 복원에 따른 산업적 활성화 기대

파란알 2008. 2. 4. 07:57
재래닭의 고품질 부가가치 창출로 우리 것 소중함 일깨워야

편집위원코너
우리 것이 소중하다
재래닭은 오랜 기간 우리나라에서 사육되어온 닭으로 민족의 정서와 함께 해왔다. 예로부터 사위 사랑은 장모라고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아 준다는 말이 있고 혼례시 초례상에 산닭을 올려놓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닭을 귀하게 여겼으리라 짐작된다. 또한 동의보감 등에 의하면 사람의 허를 보하고 냉을 따뜻하게 하며 심장을 튼튼하게 하거나 임산부 또는 허약체질에 보양으로 좋다고 하여 민간요법으로 많이 이용된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과거의 재래닭은 자연사육이 대부분이었으나 1950년대 전후지원사업으로 외래종이 도입되면서 순수성이 많이 훼손 되었으며 이후 상업용 외국 개량종이 대량 수입됨에 따라 생산성이 낮은 재래닭은 점차 밀려나게 되었다. 이후 한동안 재래닭은 지리적으로 외진 곳에서 겨우 명맥을 이어 왔으나 20여년 전부터 국민소득의 증가와 함께 재래닭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시 관심을 받게 된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최근 생물다양성협약 이행 등 국제적 추세로 보아 종자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시점에서 재래닭은 소중하게 여겨야 할 우리나라 고유 유전자원의 하나이다.
특히 우리나라 종계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에서 우리 것의 종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재래닭은 필요에 따라 자체적으로 생산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래닭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현재 100% 가까운 종계 수입의존도를 조금이나마 경감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을까 보이며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

재래닭 순수화 복원 및 능력개량
축산연구소에서는 과거 난교잡 등에 의하여 훼손된 재래닭의 순수화 복원으로 순수계통을 조성하고 체계적인 혈통관리에 의해 계대유지와 유전능력을 개량하여 왔다. 10세대가 지난 현재 유전적으로 고정되어진 적갈색종, 황갈색종 및 흑색종의 순수계통을 유지하면서 표현형 순도를 98% 수준으로 높여 왔다. 황갈색종은 산란수가 다른 계통에 비해 많은 편이고 흑색종은 상대적으로 체중이 무거우며 적갈색종은 산란수와 체중이 다른 계통의 중간 수준으로 알무게가 무거운 방향으로 특성이 고정되고 있다. 또한 매 세대 선발에 의한 개량정도가 모든 형질에서 전반적으로 기대하는 방향으로 증가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재래닭을 고기용으로 이용할 때 순종자체만으로는 성장이 느리고 체중도 낮아 경제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육용화 개량으로 산육능력이 증대된 실용재래닭을 작출하여 그동안 농가에 보급해 왔으며 다양한 교잡육종방법에 의한 실용닭 개발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실용닭은 순종에 비해 체중이 1.8배 증가되어 산육성이 개선되었으며 이에 따라 출하일령을 단축시키게 됨으로서 경제성이 높아졌다. 또한 재래닭 고유의 고기맛과 육질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되어 고품질의 재래닭고기 생산기반을 마련하게 되어 사육농가나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게 되었다.

산업적 활성화 방향
산업화를 위한 재래닭의 보급 또는 재생산 이용은 순종계통이 세대를 통하여 유전적으로 계속되어 유지되는 기초집단이 있어야 가능하다. 기초집단은 혈통이 분명하고 표현형 형질이 고정적으로 균일하게 발현되는 집단이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생산된 실용닭은 생산성은 물론 품질의 균일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우선 축산연구소에서는 농가보급을 위한 중간보급단계를 구축하여 범위를 확대해 가고자 계획 중에 있다. 축산연구소에서는 PL세대의 유지와 품종육성, 생산성 향상, 고품질 기능성 안전 닭고기 생산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지역연구기관이나 단체 또는 종계사육 경험이 많거나 전문종계장을 운영하는 농가에서 GPS나 PS세대를 관리하여 확대생산하게 된다면 차별되는 시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현재까지는 대다수가 비전문 일반농가에서 소규모로 종계관리가 이루어지다 보니 생산성이 높지 않을 뿐더러 상품의 규격화에도 어려움이 있어왔다.
물론 산업화에는 현실상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생산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하더라도 전문도계장 시설확보, 가공 및 유통상의 걸림돌이 되는 사안들과 재래닭 인증제 도입 및 유사 재래닭 유통 문제 등도 정부와 생산단체가 함께 해결해야할 과제다.
앞으로도 축산연구소에서는 국내 몇 안되는 소중한 유전자원으로서 재래닭의 유지보존과 이를 활용한 산업화에 노력을 계속해갈 것이다. 이는 근거없이 무분별한 사육으로 인한 품질저하의 폐해를 방지하고 소비자의 신뢰성을 높임과 동시에 외래종과의 차별성을 뚜렷이 하여 시장성과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있다. 한미FTA 체결로 축산물의 생산성 제고가 절실해진 시기에서 재래닭의 고품질 부가가치 창출로 산업적 활성화를 이뤄가는 일은 우리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