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 십년 간 양계산업을 포함한 축산업은 급속하게 양적 성장을 거듭하여 현재 농림업 년간 총생산액의 1/3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산업의 한 축이 되었다. 현재 양계산업은 규모화와 계열화에 의한 양적 성장에 비해, 여전히 질병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만 하더라도 년간 총생산액의 20%를 상회할 정도로 질병 방역과 위생관리 기술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하고 해결해야 할 당면 현안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또한, 현재의 국내 양계산업 시스템은 주변국들과의 인적·물적 교역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단순히 국내 상재질병뿐만 아니라 주변 교역국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발생 등 대외적인 축산여건 환경 변화와 이에 대비한 국경검역 및 질병 유입 예방대책에도 만전을 기울여야 하는 등 갈수록 복합적인 환경에 노출되어 가고 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 보건대, 2006년 11월 전북 익산 육용종계 농장을 시작으로 충남 천안지역 7차 발생까지 4개월간 HPAI 발생으로 양계업계에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힌 바 있다. 불행중 다행히도 민·관·업계 모두가 합심하여 초동방역 및 질병근절에 성공함으로서 초기발생 후 104일만에 다시 청정국 지위를 회복할 수 있었다. 지금 이 시점에도 정부는 "2007년 동절기 조류인플루엔자 특별방역대책"을 마련하여 북방 철새도래로 인한 HPAI발생 유입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까지 무발생 상황인 점을 감안해 볼 때 국경 및 국내 방역활동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주목해야 할 것은 여전히 국내 양계 산업의 생산성 피해를 일으키는 뉴캐슬병 등 상재성 악성질병이라는 최대의 적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농촌경제연구원 한 연구보고 자료에 의하면 폐사 및 질병 피해로 인한 육계 생산액에서만 2005년 기준 년간 685억의 손실을 입히고 있고, 양계농가에서 소독, 주사 등 방역관련 비용(국가방역예산 제외한)으로 매년 400억원 이상을 지불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양계산업 피해액은 산란계 등 다른 품종의 피해를 감안한다면 이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 이러한 생산성 피해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고질적 질병으로 뉴캣슬병,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감보로병, 가금티푸스, 전염성기관지염, 대장균증, 마렉병 등이 있다. 질병의 상당수가 호흡기성 질병 또는 그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보듯이, 장단기적으로 농장 계사 환경개선으로 질병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다행히 뉴캣슬병은 매년 발병이 감소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 올해에도 그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피해도 작년에 비해 올해 동절기에는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여 진다. 전염성기관지염의 경우 최근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올해 상반기 동안 질병유행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닭뉴모바이러스감염에 의한 산란계 탈색란 피해도 일부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적 상황에 적극대응하기 위하여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뉴캣슬병 등 주요국내 전염병에 대한 현장기술애로를 해결하고자 하지만, 실제 양계 현장에서는 질병 피해를 막기 위하여 백신 접종이나 항생제 치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단기적인 처방보다 중요한 것은 농장 단위에서 스스로 질병의 유입과 농장내 순환 및 농장간 전파의 고리를 차단하려는 농장단위의 차단방역의 실천이다. 아무리 백신접종을 충실히 하고 항생제로 단기간 치료하여도 차단방역이 불량하면 농장내 병원체가 상존하여 심하게 오염되고 농장 환경이 불량하면 그 피해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질병마다 발병 양상이나 전파양식이 차이가 있지만 질병이 전파되는 주된 경로는 기본적으로 대동소이하다. 차단방역의 주요 원칙은 사람과 차량, 감염 닭의 유통 및 매매, 오염 기구 및 기계, 그리고 기타 매개체 등에 의한 질병 전파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농장에서의 차단방역을 실천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지난해 10월경 농림부에서는 "가금류 사육농가·종계장 및 부화장에서의 조류인플루엔자(AI) 차단방역수칙"을 작성하여 제공한 바 있다. 이 수칙은 비록 조류인플루엔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다른 양계 질병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양계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생산성을 높여가길 기대한다.
끝으로, 국가 방역기관, 양계관련 단체·협회, 현장수의사, 농장 등 모든 영역에서 서로 합심하여 HPAI를 속전속결로 우리 땅에서 몰아냈듯이, 모두가 자기의 역할에 충실히 매진하여 다른 고질적인 양계질병으로부터도 해방되어 양계산업 전체가 질병청청화로 나아갈 수 있는 금년이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