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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신뢰확보 위해 기본에 충실하자

파란알 2008. 10. 29. 12:15


      식품안전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욕구 증대

 

 

                                            (주)  체리부로 김인식 회장

 
필자는 주말이면 안사람과 함께,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쇼핑을 함께 하는 경우가 있다. 도시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쇼핑 장소는 대형 슈퍼마켓, 백화점 또는 마트로 자연스럽게 한정된다.
필자로서는 쇼핑이 항상 즐거울 수는 없으나 여느 가장과 마찬가지로 필자 또한 가정의 평화를 위해 안사람과 함께 하는 쇼핑시간을 가끔은 할애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의무적인 것은 아니며, 이따금 방문하는 매장의 빠른 변화와 생동감 있는 현장은 항상 큰 흥미와 재미를 안겨 주곤 한다. 필자가 40년 이상 영위해 온 축산업은 식품산업의 한 축을 이루는 분야로 새로운 음식문화의 트렌드 변화, 신상품, 맛있는 먹거리는 항상 개인적으로나 사업적으로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필자의 성장기인 1950~1960년대에는 우리나라가 경제적 궁핍을 극복하지 못한 시대였기 때문에 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종류도 다양하지 못했으나 최근의 점포 진열대를 볼 때마다 제품의 다양성과 물자의 풍부함에 경이로움마저 느낄 때도 있다. 이렇게 다양하고 넘쳐나는 제품 중 소비자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왜 선택을 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며,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끔 이러한 상황을 접할 때마다 어려움을, 심지어는 두려움을 느낄 때도 간혹 있다.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제품 중에 필자가 생산하는 제품이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선택받을 수 있다면 더없이 고맙고 기쁠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기업에서는 고객만족을 지상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해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가능한 모든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기업을 운영하거나 조직에 속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보았을 사항으로, 필자에게 기업 활동 중 가장 중요한 덕목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필자는 주저 없이 소비자 신뢰를 꼽을 것이다. 이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나 또한 그 것을 실천하고 실행하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최근 식품 진열대 중 야채, 청과 등 농산물 진열대를 보면 무엇보다 친환경 농산물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말 일부 무농약 쌈, 야채, 과일 등 친환경 농산물이 높은 가격으로 시장에 선보인 초기, 소비자의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이해 부족, 생산 및 유통과정 중 현실적인 어려움, 소비자 불신, 일반 제품대비 높은 가격 등으로 쉽게 자리 잡지 못하였다.
또한 일부 업자에 의해 무늬만 친환경 농산물인 제품이 판매됨으로 인해 정상적인 친환경 제품마저 매도당하는 일도 종종 발생했던 것으로 안다.

그러한 제반 어려움을 헤치고 온 현재의 시장을 보면 친환경 야채, 청과 진열대는 어느 매장에서나 일정 공간을 차지하고 높은 가격을 받으며 소비자에게 선택되고 있다. 매장에서 소비자의 선택 순간을 관찰해 본다면 고가의 친환경 농산물 진열대에서 주부들이 별다른 주저함 없이 친환경 쌈 야채, 과일을 고르고 장바구니에 담는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적 소비문화의 중요한 트렌드인 '웰빙' 바람과 더불어 식품안전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 증대, 시장변화와 이를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고 생산, 가공, 유통해 온 관련업계의 지속적 노력이 결실을 맺어 소비자의 신뢰로 이어졌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초기 생산자 및 소비자협동조합의 적극적인 소비자 직거래 활동을 계기로 친환경 농산물 소비가 확대 되었으며 이후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 왔다. 앞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필자는 이러한 전반적 과정이 성공적인 소비자의 신뢰 확보 과정이라고 믿고 있으며, 우리 육계산업에서도 반드시 참고하고 주지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친환경 육계 산업을 돌아볼 때, 친환경 농산물의 시장 정착 과정과 같이 소비자 들은 어느 정도 친환경 축산물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지만 완전히 길을 새로이 닦고 시작해야 할 단계는 막 벗어나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육계 사육의 경우 그동안 명확하지 못했던 부분이 2007년 친환경육성법 시행령 개정으로 어느 정도 선명해졌으며 각 육계 계열업체 또는 전문 친환경 닭고기 생산업체가 일부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각 업체 모두가 무항생제 사육 닭고기를 비롯한 친환경 닭고기의 시장성과 소비자 욕구를 인지하고 있기에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 생각되며, 이러한 노력이 가까운 장래에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업체에서 관심을 가지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소비자 신뢰확보가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친환경 닭고기 시장은 조기에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소비자 신뢰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 한다면 그 시기는 더욱 앞 당겨 질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